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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의 묵시록」 열도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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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의 묵시록」 열도 “감동”

입력
1996.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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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아에 바친 일 여인 한평생/한일 합작… 올 상영스케줄 빽빽히한국 고아들을 돌보느라 평생을 바친 다우치 지즈코(전내천학자·한국명 윤학자·1912∼68) 여사의 사랑과 고난을 그린 한일합작영화 「사랑의 묵시록」이 일본 전국에 조용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까지 일본 80여개 지역의 시민단체와 학교에서 상영회가 개최돼 7만여명이 관람했고 오는 12월까지의 상영 스케줄이 빽빽히 잡혀있다.

6월에는 일본 후생성이 주는 96년도 「아동복지문화대상」을 수상했고 마이니치(매일)신문이 매달 한차례씩 2개면에 걸쳐 영화를 본 사람들의 소감을 실을 정도로 한일간의 어두운 역사와 갈등 속에서도 피어날 수 있는 진정한 휴머니즘의 본령을 전파하는 중이다.

윤여사는 38년 목포 공생원을 운영하던 윤치호 목사와 결혼, 함께 고아들을 돌보는 인생을 시작했다.

해방후의 험악한 반일분위기 속에서 주위의 시선을 견디지 못해 일단 고향인 고치(고지)현으로 귀국했던 그녀는 남편과 고아들을 잊을 수 없어 가족의 반대를 뿌리치고 목포로 갔다.

한국전쟁중 식량을 구하러 광주에 간 남편이 행방불명된뒤 그녀는 자기 아이들을 고아들과 똑같이 침식시키는 결단을 통해 진짜 고아들의 어머니가 됐다.

30여년간 3,000여명의 고아들을 키워낸 그녀는 57세의 나이로 『우메보시(매간·일본식 매실장아치)가 먹고 싶다』는 지극히 인간적인 말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영화는 김수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윤목사역에 길용우, 윤여사역에 일본 톱스타 이시다 에리가 열연했다.

원작은 장남 윤기씨가 86년 펴낸 가족사 「어머니는 바보야」.

「고아 아닌 고아」로 자라면서 어머니에 대한 반감만 가졌던 장남은 임종 자리에서 마침내 어머니의 진짜 사랑을 깨닫게 된다.

윤기씨는 가족의 운명인듯, 대를 잇는 사랑실천인듯 오사카(대판)에서 재일동포 노인들을 돌보는 양로원 「고향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일반공개는 못하고 최근 서울 영화진흥공사에서 영화인들만을 위한 시사회가 열렸던 「사랑의 묵시록」은 『「착한 일본사람들」의 「좋은 일본 문화」마저 언제까지 막아야 하는가』라는 또다른 어려운 질문도 던져준다.

군마현이 전후 50년을 기념해 제작하고 안성기가 출연해 재일동포 어머니를 고난과 사랑의 상징으로 그린 「잠자는 남자」, 역사를 바로 알자는 일본의 문화인들과 시민들이 공동작업·자원봉사형태로 제작한 부도환 침몰사건 영화 「아시안 블루」등도 그렇다.<도쿄=신윤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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