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전화회사들 수입 줄어 제재 요청/대형사들은 “새시장 개척” 보급 앞장인터넷 회선을 국제전화로 이용하는 「인터넷폰」의 규제를 둘러싸고 미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널리 보급되고 있는 인터넷폰은 기존 전화에 비해 음질이 떨어지지만 이용자가 전세계에 약 50만명(지난해말 추정)에 이르며 시내전화요금으로 세계 어느곳에나 전화할 수 있는 이점 때문에 99년에는 1,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미국의 군소장거리 전화회사들은 필연적으로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미 연방정부에 인터넷폰의 규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대형 전화회사들은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인터넷폰을 보급하는 데 적극 노력하고 있다. 어떠한 규제도 반대하는 인터넷 사용자들도 이 문제에 관심을 보여 미국에서는 사회적인 논쟁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해 전화하려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PC와 소프트웨어 「인터넷폰」을 갖추고 마이크와 스피커를 부착해야 한다. 그러나 음질이 기존전화에 비해 나쁘고 다른 업체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사람과 통화하지 못하는 등 여러 제약이 있다. 그러나 최근 인텔사는 어느 업체의 소프트웨어와도 호환이 가능한 인터넷폰의 보급에 나서 기존전화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PC의 특성을 이용한다면 기존전화기로는 엄두도 못내는 기능을 갖출 수 있어 커다란 기대를 모은다. 음성뿐 아니라 문장이나 화상을 처리할 수 있고 음성과 문장 그림을 동시에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영상전화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폰의 확산 때문에 가장 곤란한 곳은 군소장거리전화회사이다. 약 130개 중소장거리 전화회사로 구성된 미전기통신업협회(ACTA)는 최근 인터넷폰 규제요청서를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했다. 「인터넷폰이 널리 보급되면 음성데이터에 의한 체증이 발생해 귀중한 데이터통신이 방해받는다」는 게 ACTA의 주장이다. 그러나 AT&T나 MCI 등은 ACTA의 움직임에 반대한다. 소비자가 전화회선으로부터 인터넷회선에 갈아타도 수입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새로운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넷의 이른 상용화를 추진하고 기술개발과 첨단기업과의 제휴에도 적극적이다. 기득권을 사수하기 보다 새로운 비즈니스기회를 개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인터넷 이용자들도 정부의 개입을 싫어한다. 인터넷폰의 규제를 반대하는 홈페이지와 규제요청에 항의하는 전자우편이 FCC에 대량으로 송신돼 업무가 마비될 정도이다. 백악관도 규제에 반대한다. 미국의 여론은 규제반대로 기울어져 있다. 세계 각국은 인터넷 선진국인 미국의 동향에 관심을 쏟고 있다.<김주언 기자>김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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