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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맨 워킹」(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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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맨 워킹」(영화평)

입력
1996.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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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 둘러싼 갈등 객관적 시각 인상적「데드 맨 워킹」은 「쇼생크 탈출」과 「플레이어」등의 주연배우로 우리에게 낯익은 팀 로빈스가 연출한 작품이다. 영화의 중심 인물은 잔인한 살인자이며 인종차별주의자인 사형수 매튜 폰슬렛(숀 펜 분)과 따뜻한 인간애로 그의 감형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수녀 헬렌 프레진(수잔 서랜든 분)이다.

일상복 차림으로 흑인빈민 지역에서 생활하는 진보적인 수녀와 다중적 성격의 사형수는 캐릭터의 정형화를 벗어나고 있다. 두 사람을 축으로 가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이 등장한다. 죽음을 목전에 둔 사형수와 피해자 부모들의 상반된 고뇌를 마주한 수녀는 자신의 갈등을 종교적 신념으로 극복해간다. 그 과정이 전통적 방식으로 지루하다 싶을 만큼 담담하게 전개된다.

사회적 논쟁거리를 다루는 영화가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시각을 갖추어야 하고 감상주의를 벗어나야 한다. 「데드 맨 워킹」은 죄와 처벌에 대한 다양한 입장의 차이와 사연을 보여줌으로써 최소한의 객관성을 잃지 않고 있다. 숀 펜과 수잔 서랜든의 안정된 내면 연기는 영화의 분위기가 상투적인 감상주의에 빠져들지 않게 한다.

영화의 형식도 차분하다. 수녀와 사형수는 항상 교도소 면회실의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대화를 나눈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두사람의 얼굴을 극단적 클로즈업으로 포착하는 카메라는 심리적 교감의 밀도를 효과적으로 강조해준다. 매튜의 사형이 집행되는 마지막 장면에 그가 저지른 살인행위가 회상화면으로 교차되어 보여지는 것은 관객이 동정과 감상에 흐르지 않고 객관적으로 보게 하려는 의도이다.

「데드 맨 워킹」은 매튜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처럼 살인, 사형 같은 인명살상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한 인간이 저지른 죄의 대가를 사회가 극형을 통해 응징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영화의 재판과정에 미국 사법제도가 자본주의의 모순에 침식당하고 있는 단면이 묻어나고 있는 것처럼, 제도화한 법칙들은 해석과 적용의 한계를 적지않게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편장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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