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적 제한많고 재정지원 적어/24시간 이전 예보체계 확립 시급기상청은 26일부터 시작된 이번 집중호우가 이같이 큰 비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기간이 한나절이나 하루가 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 비는 사흘간 퍼부었고 강우량도 많아야 1백㎜로 전망했으나 철원의 경우 5백27.2㎜로 반년치에 육박했다.
예보 실패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휴전선부근에 관측시설이 절대 부족해 정확하고 자세한 자료를 얻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국내 관측시설은 모두 72곳에 설치돼 있으나 휴전선부근에는 서울 철원 속초 등 3곳에만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군사적 제한이 많은 데다 지역주민 수가 적다는 이유로 재정지원도 부족해 이 지역 관측시설이 국내 다른지역의 절반밖에 안된다』며 『정확한 예보를 위해 서울 북서부, 서울과 철원 사이, 철원과 속초 사이 등 최소한 3곳에 관측시설을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도 휴전선부근 관측시설이 3개(개성 평강 장전)밖에 안돼 이번 집중호우를 제대로 예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처럼 우리나라 중부지방이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 놓이면서 기습폭우가 내리는 경우 북쪽의 찬공기와 남쪽의 더운 공기에 의해 갑자기 구름이 형성되기 때문에 중국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이나 적도부근부터 점차 올라오는 태풍과는 달리 강우량과 강수기간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과 같은 기습폭우는 사실 비가 오기 직전·직후에만 기상특보의 발표가 가능하고 1∼2일전 미리 파악하는 것은 현재 기상기술로는 불가능하다』며 『외국과 같이 중·장기 기상분석 전문팀을 육성해 기습적 기상현상의 24시간이전 예보기술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수피해가 있을 때마다 제기되는 사항이지만 기상소식의 빠른 전달을 위해 기상방송의 설립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기상청은 각종 주의보나 경보등을 쉴새없이 내보내지만 대부분 일반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이은호 기자>이은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