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 지역 대상의원들 거센 반발/김 의장 중재안 절충 합의점 찾아국회는 폐회일인 27일까지도 곡절과 파란의 연속이었다.
여야는 이날 해양부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와 국정조사계획서 작성의 일괄타결을 시도했으나 쌍방간 입장대립과 조사대상 의원들의 반발로 막바지 진통을 거듭했다.
여야는 5차례의 마라톤 총무접촉을 가진 끝에 하오 11시께서야 정부조직법개정안과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을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15대 첫 임시국회를 가까스로 마감했다.
○…신한국당 서청원, 국민회의 박상천, 자민련 이정무 총무는 이날 하오 두번째회담에서 국정조사계획서에 명시할 조사대상 지역을 여야 동수인 20개선거구씩 모두 40개 지역으로 하고, 구체적인 대상지역은 추후 특위에서 확정짓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어 여야총무들은 당지도부의 재가와 조사대상 의원들의 「양해」를 구하기위한 설득작업을 병행했으나 일부 해당의원들이 『왜 내가 조사대상에 들어가야 하느냐』며 거칠게 반발하면서 부터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이날 여야가 합의도출에 어려움을 겪은 가장 큰 이유는 소속의원들의 극단적인 반발때문이었다.
서총무가 설득해야할 신한국당 조사대상의원은 대부분이 국민회의가 발표한 「선거부정백서」에 포함된 의원들이었다. 서총무는 자기방으로 찾아온 H, K, L, S의원 등 20여명의 의원들에게 「인내와 협조」를 당부했으나 일부의원들은 불쾌한 표정이 역력했다.
국민회의도 L, C, J, S의원을 비롯한 20여명이 조사대상이라는 얘기가 퍼지면서 이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치는등 하루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최종타결은 하오 6시께 김수한 국회의장 방에서 이루어졌다. 김의장은 본회의에서 일반안건을 먼저 처리하고 정회한뒤 하오 5시께 의장실로 3당 총무들을 불러 「공정성시비가 있는 선거구중 선거부정에 객관적 자료가 있는 선거구로서 각 정당이 조사대상으로 선정하는 선거구」로 대상지역을 명시하자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이에대해 신한국당과 자민련은 즉각 찬성의사를 표시했고 국민회의 박총무도 고개를 끄덕여 타결쪽으로 분위기가 잡혀갔다.
결국 여야총무들은 「공정성 시비에 관한 증빙자료가 있는 선거구로서 각 정당이 조사대상으로 제기하는 선거구」를 조사대상으로 하고, 「각 정당은 활동기간 개시일(8월10일)에 조사대상을 특위에 제출」키로 최종 합의했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총무합의문중 조사대상선정절차가 다소 모호하게 표현됐다는 당지도부의 지적에 따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추가 절충작업에 들어갔다.
결국 여야는 합의문외에 「조사대상은 각당이 제기한 선거구중 3당 간사가 협의해 최종선정한다」는 문구를 국정조사계획서에 추가하기로 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던 폐회일 심야협상을 간신히 마무리했다.<정진석·유승우 기자>정진석·유승우>
◎1백80회 임시국회 결산/본회의 운영·상임위 활동 개선 시급/새 의정상 기대 못미쳐
15대 국회 개원후 처음 열린 제180회 임시국회가 새로운 국회상을 보여주지 못한 채 27일 폐회됐다. 정치신인들의 대거 진출로 과거국회와는 다른 모습을 기대했으나 당리당략적 행태와 비효율적인 의정활동, 욕설과 몸싸움등 구태가 여전히 재연됐다. 본회의 운영 및 상임위활동 등에서 획기적인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과제를 남긴 국회였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다.
한달여 파행끝에 가까스로 문을 연 이번 국회는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부터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었다. 5일동안 매일 10여명이 벌이는 비효율적인 대정부질문방식 탓에 대안 제시없는 지루한 중복질문만 계속됐다. 특히 여야 3당지도부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은 끝내 청와대 영수회담을 무산시키는 정치실종을 가져왔다. 이 때문에 국회가 민의를 대변하는 토론장이 아니라 여전히 개인의 선전장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상임위 역시 의원들의 한건주의적 폭로와 저질발언, 지역민원성 발언에다 정부의 겉치레 답변등으로 일관했다. 특히 16개 상임위중 법사위와 문공위를 제외한 모든 상임위가 여야 동수로 구성된 역학구도는 15대국회의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이미 일부 상임위에서는 여야의 주도권 다툼으로 회의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여야는 이번 국회에서 국제경쟁력 강화지원특위등 3개특위를 신설키로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여야 3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반드시 필요하지 않는 특위를 신설함으로써 예산낭비를 자초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이번 국회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초선의원들은 예상보다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 중평이다. 이들은 참신한 의정활동보다는 본회의장 몸싸움의 전위대로 나서는등 다선의원들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가 적지않았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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