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현대병이고 공해병이며 문명병인가. 아마 대개는 자신있게 「그렇다」고 할 것이고 필자도 같은 생각이다. 그러면 산업화와 문명사회 이전에는 암이 없었을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줄어들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암=현대병」이라는 도그마에 젖어 있는 것이다.암은 빈도는 지금보다 훨씬 낮았지만 태고 인류가 탄생할 무렵부터 있었다. 『인류의 역사는 암의 역사다』. 아니 암은 인류가 탄생하기 전부터 있었다. 『지구 생물의 역사는 암의 역사다』. 이것이 고생물학자와 선사병리학자들의 가설이고 이 가설은 점점 입증되고 있다. 실제로 약 1억년전인 중생대말 백악기의 공룡 화석과 우리의 먼 조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던 홍적세 초기의 곰 화석에서 암의 자취가 발견됐다.
인간에서는 어떠한가. 이제까지 확인된 인류 최초의 암환자는 고대 이집트인이다. 기원전 3000∼2500년 무렵인 제3, 제4 왕조시대에 만들어진 미라의 척추에서 암이 견된 것이다. 두번째 기록은 아메리카인이 세웠다. 기원전 500년 무렵으로 추정되는 고대 잉카문명의 유적에서 암 환자의 것으로 짐작되는 유골이 발견됐다.<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의사학>황상익>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