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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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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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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부채규모가 4조7천억원에 달한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런데 이 많은 서울시의 빚을 야당소속 국회의원이 한해 예산규모에 비해 「빚이 너무 많다」고 걱정을 해줬다는 신문기사를 보면서 세상 참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옛날 같으면 어림도 없는 얘기다. 서울시 관계자들은 무엇을 하느라 그 많은 빚을 졌느냐고 호통을 맞고 산더미같은 부채내역조서를 서면 제출하느라고 진땀을 뺐을 테니 말이다. 「가재는 게편」이라는 속담처럼 야당의원은 야당 시장을 봐주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서울시의 재정난을 십분 이해해서였을까. ◆서울시 재정은 두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하나는 규모가 적다는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구조의 문제다. 재정규모가 소요에 비해 너무 빈약하다. 올해의 예산규모 7조6천억원은 정부예산의 7.4%에 불과하다. 전국인구의 25%를 수용한 수도의 재정 규모치고는 너무나 적다. 서울과 인구가 비슷한 일본 도쿄(동경)도 예산의 10분의 1에도 못미칠 정도다. ◆두번째 어려움은 재정규모를 늘릴 수 없도록 돼있는 세입구조다. 올해 세출예산 7조6천억원도 회계간에 전출입으로 중복계산되는 부분과 구 전출금 등을 빼면 4조9천억원정도다. 이중경상적 경비와 계속사업비를 제외하면 새로운 사업예산은 9천7백억원에 불과하다. 그래서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시정을 펴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서울시의 재정자립도 98%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고 지하철증설과 상수도문제를 해결하자면 새로운 빚을 국내외에서 끌어올 수밖에 없다는 게 서울시의 하소연이다. 시민 1인당 44만원꼴인 서울시의 빚이 내년에는 또 얼마로 불어나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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