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가 “부유층 과시·모방심리 주원인”/과다지출 교육비·의류외식비 순 지적/“한국인 메이커병 심각하다” 96% 달해우리나라 국민 93%가 현재의 소비풍조를 「과소비」로 규정했다. 또 96%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메이커병」을 앓고 있다고 대답했다.
과소비풍조의 가장 큰 원인은 부유층들의 과시적 소비, 그리고 이를 무조건적으로 추종하는 모방적 소비심리로 지적됐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개발연구원(KDI)산하 국민교육연구소가 전국 1,431가구를 대상으로 실시, 23일 발표한 「한국인의 소비의식에 대한 여론조사」결과에서 드러났다. 우선 현재의 전반적 소비풍조에 대해 「건전하다」는 시각은 6.9%에 불과했고 46.2%는 과소비경향이 아주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과소비의 원인으론 「부유층의 과시적 소비」가 25.1%로 가장 많았고 「남의 소비행태를 무조건 따르는 모방심리」가 24.5%, 「저축을 해도 소용없기 때문」이란 응답도 7.7%나 됐다. 그러나 「소득수준이 향상되어서」란 답은 19.5%에 불과했다. 많이 벌어 많이 쓴다면 별 문제될게 없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최근 소비가 대부분 소득증대와는 무관한 충동·모방·비합리적 행태를 띠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결과다. 한국인의 유명상표 집착증에 대해 95.6%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특히 청소년의 「메이커병」에 대해선 97%가 우려를 나타냈으며 93.4%는 「요즘 청소년들이 아껴쓸줄 모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과거 어렵던 시절 「알뜰살림」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가계부를 매일 쓰는 가정이 이젠 10가구중 3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검·절약의식이 점차 사라지는 것은 비단 청소년들만의 문제는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계지출 가운데 소비가 가장 과다한 부문은 교육비(29.7%)로 과외비등 사교육비 부담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다음으론 ▲의류구입 및 외식비 24.3% ▲여행·유흥비 17% ▲가구·자동차구입비 13.4% ▲경조사비 10.6%순이었다. 젊은층일수록 그리고 학력이 높을수록 의류구입·외식비나 여행·유흥비 지출이 많았으며 나이가 든 계층에선 경조사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컸다.
우리사회에서 가장 낭비가 심한 자원으론 응답자의 절반이 음식물을 꼽았다. 석유·가스낭비는 18.5%, 물과 전기낭비는 각각 17.5%와 14.5%였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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