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바다위 폭발 물증확보 어렵게 시간 조정/연발로 근해 추락 블랙박스 찾으면 원인 규명미 TWA기 폭발참사가 테러에 의한 것이라는 심증이 굳어져 가고 있는 가운데 수사당국은 확실한 물증이 될 기체 잔해 및 유류품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회수에 가장 힘을 쏟고 있는 것은 결정적 단서를 제공해 줄 「블랙박스」이다. 흔히 블랙박스라고 불리지만 사실은 사고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진한 오렌지색으로 돼있는 이 박스는 두개로 각각 비행기록장치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를 담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등은 블랙박스의 자료를 토대로 3차원(3D) 시뮬레이션을 구성, 사고 당시 상황을 정확히 재현할 수 있다. 이번 참사가 테러에 의한 것인지, 기체이상에 의한 사고인지에 대한 최종 판단도 이때 내려진다.
이와관련, 테러문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참사가 시한폭탄에 의한 테러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시한 폭탄을 이용한 비행기 테러 유형을 분석한 결과, 테러범들이 블랙박스 등 물증 확보를 어렵게 하기 위해 비행기가 깊은 바다 위에서 폭파되도록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통례였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기가 예정대로 출발했을 경우 대서양 심해에 빠졌을 터인데 1시간 20분 연발, 롱아일랜드 근해 얕은 바다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88년 팬암기의 경우도 정시 출발했으면 북해 심해에 추락했을 것이나 20분 늦게 출발한데다 시속 160㎞의 맞바람이 불어 내륙인 영국 로커비 상공에서 폭발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이번에 사고기가 물증 회수가 가능한 근해에서 폭발·추락한 것이 사고원인 규명에는 「불행중 다행」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고 원인 규명의 핵심이 될 비행기록장치는 보통 비행기의 꼬리부분에 달려 있다. 이번 참사를 당한 보잉 747기종의 비행기록장치에는 엔진내 기압 및 출력과 비행고도 항속도 등 17가지 기록이 디지털 방식으로 담겨 있다. 조종석 아래 달려 있는 음성기록장치에는 조종사와 지상통제소간에 나눈 대화와 승무원간의 대화가 모두 담겨 있다. 두개의 블랙박스 모두 초강력 티타늄 외피로 싸여 있어 3,400기압에 달하는 악조건에서도 아무런 손상없이 보존된다. 또 물속에서도 30일까지 견뎌낼 수 있으며 전파발신장치를 내장하고 있어 자신의 위치를 알려준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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