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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의 스포츠철학/이백만 경제1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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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의 스포츠철학/이백만 경제1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6.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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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 피선 바로 직전인 17일 저녁 「IOC위원 관련자료」라는 특별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회장의 스포츠철학과 어록이다.『협동 희생 매너 룰 등을 익힐 수 있기에 스포츠야말로 행복의 기반이라 믿는다. 스포츠의 생활화야말로 (인간이)추구할만한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삼성의 3대 스포츠는 골프 야구 럭비다. 스포츠중 심판이 없는 것은 골프밖에 없다. 양심에 맡기는 것이다. 곧 자율이다』

평소같으면 「공자님 말씀」으로 치부될 이회장의 어록이 새삼 되새겨지는 것은 왜일까. 이회장은 과연 비즈니스에서도 이같은 「스포츠철학」을 발휘하고 있는가. 대답은 아주 부정적이다.

삼성은 그동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대해 왔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중소기업인들이 피눈물을 흘렸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최근 계열신문사의 판촉과정에서 발생한 살인사건도 같은 맥락이다.

비즈니스의 세계는 약육강식에 의한 「정글의 법칙」이 지배한다. 스포츠도 인간의 투쟁본능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래서 엄격한 규칙이 필요하다. 규칙없는 스포츠는 난장판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스포츠에는 페어플레이정신(스포츠맨십)이, 비즈니스에는 상도의가 요구된다.

IOC의 역할은 올림픽정신의 수호에 있고 올림픽의 이념은 페어플레이정신이다. IOC위원이 국제사회에서 개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명예직으로 평가되는 것도 올림픽의 숭고한 이념을 몸소 실천하고 전파할 사도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회장은 한국 최대 재벌의 총수이자 세계적인 기업인이다. 과연 기업경영에서 스포츠맨십(상도의)을 어떻게 발휘할지 궁금하다. 삼성이 계속 「정글의 법칙」만을 따른다면 이회장은 『돈으로 명예를 샀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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