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격 실패 「자신과의 싸움」 못이긴 때문/영궁 등 기대종목 부담덜게 뒷받침해야「최대의 적은 바로 자기자신」
한국의 5위 달성여부는 선수들이 중압감에서 얼마나 벗어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다. 여자사격의 실패는 「자신과의 싸움」이 얼마나 힘든 가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철저히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개인종목의 경우 「극기」는 절대적이다.
개인종목 선수들의 정신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게 두가지. 하나는 외부의 지나친 관심과 기대에서 오는 중압감이며 다른 하나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다.
스타플레이어의 대부분은 주로 전자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애틀랜타올림픽 마무리 점검이 한창이던 지난달 금메달감으로 지목되던 선수를 거느린 감독들이 매스컴을 향해 「지나친 관심을 자제해 줄 것」을 간청하다시피 한 것은 이와 일맥상통한다.
이번 올림픽에 들어서도 여자사격의 김정미 진순영, 최소한 동메달이 기대되던 여자유도 헤비급의 손현미와 역도 54㎏급의 고광구, 체조의 여홍철등 초반에 경기를 한 대부분 선수들이 쏟아지는 관심과 기대에 눌려 평소 기량을 활짝 펴보이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경기전 가장 집중 조명을 받은 김정미가 경기후 『특별히 잘 안되는 것도 없었는데 부담때문에 저조했던 것 같다』고 말한 것은 주변의 기대에 선수들이 얼마나 심적인 압박을 받는가를 느끼게 하는 예이다. 진순영 역시 경기개막을 며칠 앞두고 밤에 울음을 터뜨렸을 정도로 중압감에 시달렸다.
따라서 이제 시작인 이번 올림픽서 성공적인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부담감을 벗어 던지고 안정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 양궁의 경우 이에 대비, 86·88때부터 참선을 통해 정신집중 능력을 키웠고 이번 올림픽에 앞서서도 관중앞에서 동요하지 않도록 일부러 산만한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연습경기를 하기도 했다.
한국선수단은 『이번 사격에 출전한 선수들은 큰 대회 경험이 부족한데다 지난 대회서 여갑순이 금메달을 땄던 종목이라는 부담때문에 고생했지만 양궁과 투기 등의 종목에서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특히 단체경기는 선수 개인에 대한 부담감이 덜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남재국 기자>남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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