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삼성증권 직원 횡령 19억/범인형·전 지점장 검찰·법정 진술/“비서실 돈 고소못할 것 얘기들어”2월 삼성증권 직원의 고객 주식대금 19억8천만원 횡령사건은 삼성그룹이 계열사인 삼성증권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 전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서울지검과 서울지법에 따르면 2월29일 고객명의 주식매각대금 19억8천만원을 인출해 잠적한 (주)삼성증권 개포지점 전 과장 김창호씨(38·수배중)의 형 진호씨는 검찰에서 『동생이 빼낸 돈은 고객의 돈이 아니라 삼성그룹측의 비자금』이라고 진술했다.
또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은 박모씨(여·가명)는 검찰에서 『김씨가 잠적 당시 검은색가방 두개를 그랜저 승용차에 실으면서 「삼성그룹 비서실돈인데 몰래 빼내왔다. 회사측에서 나를 몇번 찾다가 결국은 모른척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와관련, 김씨의 횡령을 도와준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삼성증권 압구정지점장 전명호씨(43)도 재판과정에서 『도주한 김과장이 「탈나지 않는 돈 2억∼3억원만 횡령하고 적정한 시기에 사표를 제출하면 회사측도 고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탁해 협조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의 한 직원은 삼성그룹이 삼성증권 압구정지점과 개포지점등 계열점포망을 통해 수억∼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관리해왔으며 이같은 내부사정을 잘 알고있는 김씨가 비자금을 횡령하더라도 회사에서 문제삼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지검은 이 사건 조사당시 달아난 김씨가 매각한 한국안전시스템(현 에스원)주식 1만9천2백주의 명의자인 백모씨를 소환해 자금출처를 확인했으나 백씨가 『삼성자금과 무관한 개인자금』이라고 주장해 수사를 중단했었다.
재계 관계자들은 『달아난 김과장이 매각한 주식이 삼성그룹측의 주가작전설이 끊이지 않아온 에스원주식이라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삼성그룹측의 비자금일 가능성이 높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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