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력 상실 올 상반기 수주 41% 감소/내년부터 일감 부족 작업중단사태 올수도/한진중 등 파업 “설상가상” 적잖은 타격 우려국내 조선업계가 엔저에 따른 선박수주 격감과 노사분규의 2중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조선업계는 올해초부터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일본 엔화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가격경쟁력을 상실, 수주가 격감하고 있는데다 노사분규마저 겹치는 「위기」상황를 맞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계는 연초만 해도 그렇게 수주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둘러싼 수주전에서 일본에 연거푸 고배를 마시면서도 일시적 현상으로 간과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엔저는 가속화했고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한 일본 조선업계의 덤핑에 가까운 저가공세는 더 심해져 이러다가는 구조적 불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조선업체들의 상반기 신조선 수주는 189만9,000톤(49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0.8% 감소했다. 우리 조선업계의 상반기 수주물량은 일본의 1·4분기 실적(259만톤)보다도 훨씬 적다. 일본은 상반기중 작년 동기보다 35.3%가 늘어난 533만톤을 수주했다. 일본의 상반기 수주물량은 우리의 3배에 가까운 것이다.
업계는 엔저만 아니라면 우리가 수주할 물량을 일본이 가격을 낮춰 싹쓸이해가고 있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업계는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 경쟁력이 맞서는 환율을 달러당 100엔으로 본다. 그러나 엔화환율은 현재 110엔대를 기록하고 있다.
수주잔량에도 비상이 걸렸다. 6월말 현재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잔량은 총 270척 1,190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1,341만톤)보다 줄었다. 엔저는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하반기에도 이같은 수주부진이 지속될 전망인데 업계는 내년초께 일감부족으로 부분적인 작업중단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노사분규 회오리마저 몰아쳤다. 자동차를 비롯, 다른 제조업체 분규는 진정되고 있으나 유독 조선업계만은 분규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내 4위 조선소인 한진중공업은 20일로 21일째 파업이 지속돼 400억원의 매출손실을 보고 있다. 노조의 전면파업과 사용자측의 중재요청이 맞섰던 한진은 11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작업거부를 강행하고 있고 노사간 협상창구도 폐쇄된 상태여서 조업중단사태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국내 최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은 5일째 부분파업이 지속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30여차례 협상을 벌여왔으나 해고자복직 작업중지권 등에서 이견을 보여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한라중공업은 노조가 기본급 14.8% 인상을 요구하면서 16일부터 상오에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으나 사용자측이 노사협상에 따른 정상적인 쟁의가 아닌 불법파업으로 규정, 감정 대립양상을 띠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19일 냉각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쟁의행위돌입시기 결정작업에 들어갔으며 방위산업체인 코리아타코마조선도 같은 계열사인 한진중공업사태의 영향으로 4일이후 노사협상이 단절된 상태다.
한국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집단휴가가 시작되는 29일전까지 노사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노사분규는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수주부진으로 일감이 부족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분규까지 장기화할 경우 조선업계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이백규 기자>이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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