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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여객기 공중폭발 참사/올림픽 이틀전 “세계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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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여객기 공중폭발 참사/올림픽 이틀전 “세계 경악”

입력
1996.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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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주변 스케치/목격자 “큰 불덩이 쪼개져 바다 추락”/수색작업 본격화 시신 100구 등 인양/“동양인 탑승” 한국영사관 한때 긴장17일 미 TWA 소속 보잉747 여객기 공중폭발·추락은 애틀랜타 올림픽을 앞두고 경축 분위기에 들떠 있던 미국 국민들을 충격과 경악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사고 여객기가 케네디 공항을 이륙한 시각은 이미 밤이 깊어진 하오 8시35분께(이하 현지시간). 문제의 TWA 800편은 그리스 아테네로부터 뉴욕에 도착한뒤 3시간만에 승무원과 승객을 갈아 태우고 파리를 향해 새 비행에 나서던 순간이었다.

여객기는 이륙 10분여뒤 고도를 상승시켜 비행을 계속하는 순간 원인모를 공중폭발을 일으켜 기체가 두동강 나 롱아일랜드 남쪽 14㎞ 해상으로 추락했다.

당시 사고 여객기 인근에서 경비행기를 몰다가 기체 폭발을 목격한 세븐 파렛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8,500피트(2,590m) 상공을 기분좋게 비행할 때였다. 아래를 쳐다보니 7,500피트상공에서 (여객기의) 신호등이 보였다. 그리고 갑자기 거대한 불덩이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세상에서 본 가장 큰 오렌지색 불덩이였다. 불덩이는 아래쪽부터 쪼개지며 곧바로 바다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공중에서 폭발한 것이 확실하냐는 질문에 『분명히 공중폭발이었다』고 강조했다.

○…사고 여객기는 이륙하기 직전 엔진 압력계를 수리해 1시간 가량 출발이 늦어졌다고 CNN이 연방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 방송은 그러나 여객기 엔진 압력계가 고장나더라도 추락할 정도의 사고는 일으키지 못한다고 전했다.

○…사고기가 추락한 직후 8시간이 지나도록 생존자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생존자는 전혀 발견되지 않은 채 불에 심하게 탄 100구의 시신만이 바다에서 인양됐으며 이 시신들은 센터 모리체스의 해안경비대 기지에 설치된 임시시체보관소에 안치돼 있다고 현지 경찰은 말했다. 현재 추락현장에는 뉴욕 경찰 소속 경찰선 40여척과 해안경비대 소속 경비정 4척, 10척의 소형선박들이 시체인양 및 생존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TWA사는 사고기의 최종 승객명단을 만들고 가족들에게 통보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TWA 대변인은 승객 확인을 완료하고 희생자 가족에게 통지하라는 허가를 받았으나 희생자의 인적사항이나 국적을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주재 한국 총영사관의 김주억 부총영사는 사고 여객기의 승객 예약자 명단에 동양인의 성을 가진 3명이 확인돼 한 때 한국인이 아닌가 우려했으나 이들이 중국계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뉴욕=조재용 특파원·외신="종합">

◎긴박한 백악관/파티 참석 클린턴 긴급회의 소집… 정보채널 총 가동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TWA소속 보잉 747여객기의 공중폭발사고를 보고받은 것은 사건발생후 1시간10분뒤인 하오 9시55분께였다. 당시 워싱턴에서 개최된 대선기금조성 파티에 참석중이던 클린턴대통령은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의 보고를 받고 황급히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클린턴은 이후 시시각각 참모진으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TV 보도를 시청하며 사태파악에 들어갔다는 것이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의 전언이다. 클린턴은 사태발생후 상당시간 동안 공식 발언을 자제했지만 국무부와 교통부 등 관계부처 책임 실무진을 소집, 사고원인 규명과 구조대책과 관련한 모종의 지시를 신속하게 내렸다는 후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니컬러스 번스 국무부대변인은 이날 『24시간 가동될 사고대책반이 이미 설치됐다』고 발표했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은 문제의 TWA 800편여객기의 공중폭발이 단순 사고가 아니라 테러범에 의한 소행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것으로 판단, 정보채널을 총가동시키는 한편 곧바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뒤숭숭한 애틀랜타/선수 불안감… 보안요원 “테러기미 없다” 애써 강조

사상최대 규모의 애틀랜타 올림픽 개최를 이틀 앞둔 17일 발생한 TWA 여객기 공중폭발 사고는 올림픽 참가선수와 임원들을 뒤숭숭하게 하고 있다. 올림픽 주최측 보안관계자들은 사고 발생직후 『이번 여객기 사고를 올림픽과 연결시켜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각국 올림픽 선수와 관계자들은 선수촌내 곳곳에 설치된 TV로 생중계되는 보도를 접하며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선수촌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인 선수들은 여객기 공중폭발을 화제로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으며 일부 선수단 숙소에선 경기력 향상을 위해 TV를 끄는 모습도 목격되었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한 임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보안이 철저하다던 뉴욕 케네디공항을 출발한 여객기가 공중폭발되는 상황에서 애틀랜타올림픽이 테러범들에 의해 방해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누가 보장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애틀랜타올림픽의 보안요원으로 차출된 우디 존슨 미연방수사국(FBI)요원은 『현재로선 애틀랜타 올림픽과 관련한 어떠한 테러움직임도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애틀랜타=장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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