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의 실체로 안내하는 친절한 지도90년대 들어 재즈는 한국인의 일상에 파고 들고 있다. 그럴 듯한 카페, 음반점의 한 코너, 화장품 이름, 패션, 방송, 광고 등에서 재즈는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재즈의 정신을 뚫고 들어가는 진지함은 찾기 힘들다. 대부분 「액세서리 또는 메타포」로 재즈를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는 느낌이 짙다. 그릇된 이해 또는 거품을 걷어내고 재즈 그 자체를 들여다보는 데 이 책은 쓸모가 있다. 웬 난데없는 재즈열풍인가, 한국의 90년대는 이 현상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왜 재즈인가, 무엇이 재즈인가.
책은 3부로 되어 있다. 재즈의 탄생으로부터 90년대 현재에 이르기까지 10년 단위로 구분되는 재즈의 양식 변천사와 그 사회적 배경(1부), 아티스트들의 인간적 풍모(2부)를 통해 재즈의 역사를 설명한다. 구체적 재즈감상 입문이랄 수 있는 내용은 3부에서야 나온다. 글쓴 이의 충고는 이렇다. 「재즈는 느낌이다. 일단 들어보라. 뮤지션마다 거듭 재해석해 내는 명곡, 이른바 스탠더드 넘버에 익숙해져라. 그러면 재즈가 들린다」 귀를 틔우기 위한 감상가이드로 스탠더드 넘버 중 하나인 「저 높이 달은 뜨고」(How High the Moon)의 재해석판 중 대표작 10편을 소개하고 있다. 부록으로 기본적 재즈용어, 재즈전문 음반사, 재즈서적의 고전, 각 시대를 대표하는 명곡(음반)과 아티스트 목록을 실었다.
글쓴 이는 「지금, 여기」의 입장을 지키면서 「90년대 한국의 재즈리포트」를 쓰고 있다. 「재즈에 대한 본격적인 담론틀」 「재즈의 실체로 통하는 안내서」 「재즈에 닿는 길을 알려주는 전략적 지도」가 되기를 바라면서. 탄탄한 문장과 아름다운 편집이 돋보인다. 황금가지간·1만원<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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