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출현 20년만인 16세기초 국내 유입1493, 4년께 유럽에 출현한 매독은 곧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으로 번져 나갔다. 16세기초 중국에, 1512년무렵 일본에 전해진 매독은 순식간에 상하귀천을 가리지 않고 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명나라와 교류하던 조선에도 1515년께 육로를 통해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독이 유럽에서 우리에게 전해지는 데 20년남짓 걸린 셈이니, 1981년 뉴욕에서 첫 에이즈환자가 발생한지 5년만에 국내에서 환자가 발견된 것에 비교하면 그리 오래 걸린 것도 아니다.
그러면 매독은 어떻게 나타나 온세상을 휩쓸게 된 것일까. 크게 두가지 이론이 있으나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는 대신 허점도 있어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하나는 1492년 콜럼버스 원정대원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얻어 왔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원래 구대륙에 있던 매독이 이 무렵 여러 사회·자연적 조건이 맞아서 창궐(또는 균의 성질이 변화)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아메리카 전통사회를 멸망시키는 데 한몫 한 두창(Small Pox)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이도 완전히 사라진 반면, 아메리카에서 온 혐의를 받고 있는 매독(Great Pox)은 수은과 살바르산606을 거쳐 페니실린이란 특효약이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의사학>황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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