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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악산 덕주사(문화유산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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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악산 덕주사(문화유산을 찾아서)

입력
1996.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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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벼랑에 새겨진 마애불엔 신라 마지막 공주 “망국의 한”달이 뜨면 주봉인 영봉위에 걸린다하여 이름붙여진 월악산은 충주호 단양팔경 수안보온천 문경새재등을 거느리고 있는 명승지다. 특히 월악나루터에서 미륵사지에 이르는 11㎞의 한수송계 계곡은 이름그대로 물이 차고 송림이 우거져 여름철 계곡피서지로는 그만이다.

덕주계곡이라고도 불리는 이 골짜기는 신라의 마지막 임금 경순왕의 아들과 딸인 마의태자와 덕주공주가 망국의 한을 품고 금강산을 찾아갈 때 지나갔던 옛길이었다. 소백산맥 하늘재를 넘어와 이곳 월악산에 머물렀고 다시 양평의 용문사와 철원의 명성산을 거쳐 금강산을 바라보며 수도승이 되기 위해 삭발을 했다는 단발령이 마의태자가 밟았던 북행길 코스이다.

하지만 누이동생 덕주공주는 월악산에서 더이상의 북행을 단념하고 불사를 도모하며 나라잃은 회한을 달래며 살았다고 한다. 월악산 덕주골에 위치한 덕주사는 바로 그 덕주공주와의 인연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덕주사는 591년 신라 진평왕때 창건한 고찰을 덕주공주가 중창했다지만 옛 역사와 자취는 6·25전쟁때 소진되어 찾아볼수 없고 월악산 등산로를 따라 40여분쯤 더 오르는 곳에 위치한 마애불만이 덕주공주의 비련을 간직하고 있다. 보물 제406호로 지정된 이 마애불은 바위 벼랑에 선각으로 조각하였는데 전체높이가 13m에 이르는 거불이다. 전설에 따르면 덕주공주가 망국의 한을 달래려고 자신의 모습을 새긴 것이라 하는데 우연인지 모르지만 오누이의 애달픈 정을 느끼게 한다. 최근에 중창불사가 진행중인 덕주사 경내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남근석으로 조선후기 민간의 성신앙이 불교문화와 결합된 흥미로운 예다.

교통편은 동서울터미널에서 수안보가는 직행버스를 타고 수안보에서 송계계곡가는 시내버스를 이용한다.<이형권 역사기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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