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뒷간을 보면 그집 살림 솜씨를 안다」는 말이 있다. 유럽에선 화장실을 「둘째 응접실」로 부르기도 한다. 또 동남아에선 집값 흥정에 화장실구조가 결정적 구실을 한다. 영어의 Rest Room이 갖는 의미가 그래서 더욱 깊다. ◆얼마전 홍콩에서 발행된 한 잡지는 나라 체모로 보나 위세로 보나 어울리지 않게 대륙을 욕되게 하는 것이 있다며 그곳의 「화장실 문화」를 꼬집었다. 이것만 아니라면 관광수익도 훨씬 늘 것이라는 게 이 글의 주장이었다. 중국에서는 지금도 화장실을 모방이라 부른다. 「오두막집」으로 천대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84년에는 북경의 외국인 여행사들이 이색적인 시위를 벌였다. 시내번화가인 왕부정의 관광코스를 갑자기 빼버린 것이다. 북경의 명동이기도 한 이곳엔 하루평균 30만명의 시민, 관광객이 모인다. 따라서 웬만한 상품은 모두 있어 쇼핑거리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공중화장실이 두군데 밖에 없어 관광객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던 것이다. ◆이 일이 있은 후 「대도시의 화장실 개량사업」이 시작됐다는 것인데 사실여부는 알 도리가 없다. 어쨌든 지금은 북경에만 8천개소의 서양식 화장실이 들어서 큰 불편은 덜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지저분한데다 악취때문에 나라체면이 말이 아니란 것이었다. 이 기사는 끝으로 오늘날 관광의 3대요소를 교통, 음식, 그리고 화장실로 꼽았다. 친절과 서비스는 기본에 속한다는 것이다. ◆경북 청송군이 깨끗한 공중화장실을 관광상품으로 내걸었다. 경관이 빼어나지만, 화장실의 불결이 관광객유치에 장애가 된다는 판단에서다. 담당직원들이 관내 1백11곳을 하루 두번씩 들러 직접 청소를 하도록 했다. 관광진흥방안으로 출국세등 엉뚱한 발상이 나오는 판이어선지 이 지자체의 노력이 더욱 진지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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