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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무기 물불안가리는 판촉전/재벌신문의 불공정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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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무기 물불안가리는 판촉전/재벌신문의 불공정 사례들

입력
1996.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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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경품 마구 살포 “배보다 배꼽”/“타신문 보지마라” 폭력배 동원도재벌신문의 판매경쟁은 이미 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특히 신개발 아파트 입주지역의 신문 판촉경쟁은 폭력조직까지 동원해 다른 신문의 접근 자체를 봉쇄하는 등 단순한 판촉경쟁의 차원을 벗어났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1∼2년 사이에 정도가 더욱 심해져 각목과 쇠파이프를 동원한 폭력사태로까지 번지는 사례도 있다. 막강한 자금력을 등에 업은 재벌신문들은 일선 지국에 각종 명목의 확장경비를 지원하고 일선 판매조직들은 이에 고무돼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수확장에 나서고 있다. 무가지 무차별투입, 고가 경품제공, 폭력조직을 동원한 배타적 시장독점 등 상식을 벗어난 판촉활동은 갈수록 과열되고 있다.

▷폭력조직 동원◁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단지의 경우 서울과 지방을 가릴 것 없이 신문부수 확장에 폭력조직 동원이 일반화하고 있다. 이들 폭력조직은 대개 20∼30명이 한팀을 이뤄 특정신문으로부터 4백만∼5백만원의 대가를 받고 다른 신문의 판촉활동을 봉쇄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돈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당연히 돈을 더 주는 신문을 위해 일한다. 때문에 자금력이 약한 신문들은 아예 신개발 아파트지역 부수확장은 포기하거나 야간을 이용해 판촉활동을 하는게 고작이다.

이들 폭력조직은 다른 신문이 관할 구역에서 판촉활동에 나설 경우 지국에 찾아가 협박을 하거나 다른 신문을 구독하는 집 유리창을 깨는 일도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입주가 시작된 안산 J아파트의 경우 한 중앙일간지 지국이 폭력조직을 동원해 다른 신문의 접근을 막는 바람에 자금력이 약한 몇몇 신문들은 아예 부수확장 활동을 포기했다. 부평 D아파트에선 2개 중앙일간지가 영등포일대 폭력조직을 동원하자, 다른 중앙일간지가 이들을 쫓아내는 조건으로 돈을 더 주며 부천지역의 폭력조직을 투입해 패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고가 경품 제공◁

현행 공정거래법상 경품은 판매가의 10% 이내에서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신문판촉경쟁에선 이 법조항은 이미 사문화한 것이나 다름없다. 대부분의 신문들이 각종 경품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재벌신문들의 도를 넘어선 고가 경품 제공이다. 에어컨형 선풍기(시중 가격 9만원정도)나 위성안테나(세대별가설비 3만∼3만5천원)등 배보다 배꼽이 큰 경품들까지 무차별 제공되고 있다. 16일에도 인천 만수동 N아파트 입구에선 한 재벌신문 구독신청자들에게 에어컨형 선풍기를 공짜로 나눠주는 모습이 목격됐다.

▷무가지 강제 투입◁

무분별한 부수경쟁이 국가적인 자원낭비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무가 확장지 공세는 더욱 가열되고 있다. 신문구독신청을 하면 과거에는 1개월정도 무가 서비스를 해주던 것이 최근에는 3∼6개월까지 기간이 늘어났다. 본사의 엄청난 자금 지원을 받고 있는 재벌신문들이 이같은 경쟁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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