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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시계 O” 불꽃튀는 라이벌전/애틀랜타 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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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시계 O” 불꽃튀는 라이벌전/애틀랜타 D­3

입력
1996.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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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마라톤­올 기록 1,2위 스페인 피즈·이봉주 격돌/남자육상 200m­미 존슨·나미비아 프레데릭스 정상 대결/배드민턴­방수현·수산티 다툼/수영 50m­게리·포포프 한판올림픽 100년사는 라이벌들의 경쟁사다. 라이벌들의 정정당당한 경쟁으로 올림픽은 한없이 화려해졌다. 라이벌전은 다른 어떤 경기 보다도 관심을 끈다. 도저히 승부를 점칠 수 없는 묘미가 있다. 라이벌을 제압함으로써 스타가 탄생한다. 팬들은 경기결과 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숨은 라이벌들의 투혼에 감동한다. 애틀랜타올림픽에는 어떤 라이벌전이 펼쳐질까.

◇남자 마라톤<8월4일 하오 8시(이하 한국시간)>

스페인의 세계적 마라토너 마르틴 피즈(33)는 최근 『올 올림픽마라톤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한국에 있다』고 말했다. 다분히 이봉주(26·코오롱)를 의식한 발언이다. 이봉주도 『피즈를 꺾는다면 금메달 획득도 힘든 목표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봉주와 피즈는 지금까지 3차례 만났다. 94보스턴대회서는 이봉주가 11위, 피즈가 12위를 했다. 이듬해 세계선수권서는 이봉주가 22위(2시간20분31초)로 피즈(우승)에게 완패. 96동아마라톤서는 피즈(2시간8분25초)가 1초차로 이봉주를 제쳤다. 둘의 이 기록은 올시즌 세계랭킹 1,2위이다.

1승2패로 이봉주가 뒤졌지만 95세계선수권 당시 이봉주는 1주일 이상 배탈을 앓은 탓에 제대로 레이스를 펼치지 못했다. 결국 둘은 한차례씩 승패를 주고받은 셈이고 올 올림픽에서 우열을 가린다.

◇남자육상 200m<8월2일 상오 3시>

남자육상 200m는 올림픽 271개 종목중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 사상 최초로 200m와 400m 동시석권을 노리는 마이클 존슨(29·미국)과 나미비아의 동갑내기 스프린터 프랭키 프레데릭스가 한판을 펼치기 때문.

존슨은 지난달 24일 19초66을 마크, 17년 묵은 세계기록(19초72·피에트로 메네아)을 깨뜨렸다. 이에 질세라 프레데릭스는 지난 6일 오슬로서 열린 200m 맞대결서 존슨을 제치고 우승.

둘은 지금까지 최정상이었지만 올림픽 금메달과는 무관했다. 부상으로 88서울올림픽에 불참한 존슨은 92바르셀로나서는 식중독으로 메달을 놓쳤다. 프레데릭스는 바르셀로나서 100m, 200m 모두 은메달에 그쳤다.

◇배드민턴<8월1일 하오 10시>

한국여자배드민턴 간판 방수현(24·오리리화장품)은 국제대회를 12차례나 우승했지만 인도네시아의 수산티(25)에게는 5승19패로 열세다. 특히 큰 대회는 수산티 몫이었다. 92올림픽과 이듬해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수산티가 이겼다.

그러나 전망은 밝다. 방수현은 지난해부터 지구전과 네트앞 속공을 펼치는 수산티의 일관된 공격패턴에 대비를 해왔다. 방수현은 지난해 말 중국오픈서 수산티를 맞아 내리 두세트 11―2로 압승한데 이어 지난 3월 영국오픈서도 큰 점수차로 이겼다.

물론 「코트의 여우」 수산티는 여전히 강하다. 영국오픈서 방수현의 절묘한 네트플레이에 무릎을 꿇자 지난달 홍콩대회서는 네트플레이로 이어질 수 있는 드롭샷은 거의 하지 않고 긴 공격으로 일관, 2―0으로 방수현을 눌렀다.

◇남자유도<7월23일 상오 4시>

남자유도 86㎏급의 전기영(23·마사회)과 요시다 히데히코(27·신일본제철)는 세계유도 양대산맥인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

전기영은 93세계선수권(78㎏급), 95세계선수권(86㎏급) 결승서 요시다를 업어치기 절반과 밭다리 후리기로 거푸 꺾은 바 있어 일단 승산이 높다. 다만 주특기인 왼쪽업어치기등의 기술이 너무 노출돼 부담스럽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서 금메달(78㎏급)을 땄지만 이후 1인자 자리를 전기영에게 내준 요시다는 지난 4월 일본대표선발전서 거의 전경기를 한판승으로 장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요시다는 허벅다리걸기 기술의 세계 1인자.

◇여자육상 100m<7월28일 상오 6시30분>

90년대 세계 여자육상 단거리의 라이벌 그웬 토렌스(31·미국)와 멀린 오티(36·자메이카). 작년까지는 토렌스가 우위에 있었으나 지난 6일 오슬로그랑프리서는 오티가 우승했다.

둘다 올림픽 100m와는 인연이 없었다. 토렌스는 바르셀로나서 100m 4위, 오티는 5위였다. 둘은 200m서도 양보할 수 없는 접전을 펼칠 전망이다.

◇여자하키<8월2일 상오 8시30분>

「전천후 미드필더」 장은정(26·한국)과 「번개 골게터」 재키 페레이라(32·호주)가 메달 색깔을 놓고 겨룬다. 둘은 포지션과 체구는 다르다. 장은정(1m70)은 팀의 허리를 책임지는 미드필더이고 페레이라(1m55)는 공격의 최전방에 서는 센터포워드.

하지만 둘 모두 뛰어난 개인기와 풍부한 경기경험을 가지고 소속팀의 공격을 주도하는 스타플레이어. 89년 제1회 세계 주니어월드컵대회에서 MVP로 선정되며 월드스타로 떠오른 장은정은 88·92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거치면서 기량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평. 통산 156회 국제경기에 출전, 총 104골을 넣어 경기당 0.7골을 기록중인 페레이라는 뛰어난 스피드와 찬스포착능력이 주무기.

◇육상 남자멀리뛰기<8월2일 상오 3시>

세계육상의 「살아있는 전설」 칼 루이스(35)와 마이크 포웰(33·이상 미국)이 육상 남자멀리뛰기에서 자존심을 건 한판을 벌인다.

3차례의 올림픽에서 무려 8개의 금메달을 딴 루이스는 멀리뛰기 4연패의 신화에 도전한다. 그는 지난달 20일 미국 대표선발전이 끝난 뒤 『100m 탈락의 수모를 멀리뛰기에서 씻겠다. 큰 대회에 강한 나에게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세계기록(8m95) 보유자 포웰은 올림픽 우승으로 명실상부한 1인자가 되겠다며 전의를 불태운다. 그는 올림픽보다 우승하기가 더 어렵다는 미국대표선발전서 8m39를 마크, 루이스(3위·8m30)를 꺾었다.

◇수영 남 50m<7월26일 상오 8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간물개」는 누구인가. 미국의 게리 홀 주니어(21)와 러시아의 알렉산더 포포프(24)가 남자수영 최단거리인 50m에서 만난다.

미국은 88올림픽서 매트 비욘디가 50m를 포함해 5종목을 석권하는등 기세를 올렸으나 92바르셀로나서는 포포프가 50m에서 올림픽 신기록(21초91)을 세우고 100m에서도 우승한 독립국가연합(구 소련)이 미국의 콧대를 꺾었다. 포포프는 94세계선수권서도 게리를 밀어내고 50m와 100m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게리는 지난 3월 미국선발전 50m에서 22초27을 마크, 올시즌 최고기록을 냈다. 게리는 50m 100m 400m 및 800m계주 400m 혼계형등 5관왕을 노린다.

◇육상 장대높이뛰기<8월2일 하오 8시30분>

83년 헬싱키세계선수권부터 독주를 즐겨온 「인간새」 세르게이 부브카(32·우크라이나)가 집권 13년만에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 그의 라이벌은 22세의 신예 오커트 브리츠(남아공).

브리츠는 지난해 9월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벌어진 모빌그랑프리대회에서 5m95의 기록으로 부브카(5m90)를 제치고 우승, 세계육상계를 깜짝 놀라게했다.

◇축구결승<8월4일 상오 4시45분>

축구는 결승진출팀을 점찍기 힘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객관적인 전력면에서 브라질을 우승후보 1순위로 꼽고있다. 브라질과 함께 결승전의 한 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팀은 많다. 그 중에서도 유럽의 이탈리아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경험 많은 프로선수 3명을 보강, 막강전력을 구축하고 있다.<이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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