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창백하고 체중도 빠져 “충격적”/로이터 기자 밝혀【모스크바 로이터=연합】 와병설이 나도는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현저하게 나빠졌다고 앨 고어 미 부통령과의 회담을 직접 지켜본 로이터 통신 기자가 16일 전했다.
로이터 통신 백악관 출입기자인 로렌스 매킬란은 4월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회담할 당시 옐친의 모습은 매우 정력적이었으나 이날 그는 걷기조차 힘들어 보였다고 말했다.
매킬란은 옐친의 요양소에는 흰 유니폼을 입은 많은 직원들이 있었고 마치 사무실과 병원이 혼합된 듯한 느낌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옐친은 3층의 한 방에 혼자 서 있었는데 양팔을 옆에 바짝 붙이고 마치 군인처럼 긴장한 상태였고 백발을 깨끗이 빗어 넘긴 채 똑바로 정면을 응시했다.
고어가 약속시간에 도착하지 않자 그는 자세를 바꾸더니 방안에서 3m 거리를 왕복하면서 천천히 거닐었다. 이같은 모습은 정력적이던 옐친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인 것이었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체중도 상당히 빠진 것 같았다.
고어 부통령은 회담장에 도착하자 빠른 걸음으로 방을 가로 질러 옐친의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눴다. 그의 행동은 옐친이 자신쪽으로 너무 많이 걷지 않도록 하려는 배려인 것 같았다.
이날 옐친이 가장 생기있어 보인 때는 고어가 그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의 승리를 축하할 때였다. 고어는 『나는 특히 당신의 춤 솜씨에 대해 치하를 드립니다』고 말하자 옐친은 크게 웃고는 『당신도 출마하면 배워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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