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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교문화투쟁 나선 헤크마티아르 아프간 총리(지구촌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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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교문화투쟁 나선 헤크마티아르 아프간 총리(지구촌 인물)

입력
1996.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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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에 충실 신성국 건설 야심/극장 폐쇄·음악방송 금지 포고령/“연정내 주도권 잡기” 포석 의미도굴부딘 헤크마티아르 아프가니스탄 총리(46)가 회교판 「문화대혁명」의 불을 댕겼다.

회교원리주의를 신봉하는 헤크마티아르는 14일 모든 극장을 폐쇄하고 TV 라디오의 음악방송을 일절 금지하는 포고령을 내렸다. 이에 앞서 그는 여성의 차도르 착용을 의무화하고 남자와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했다. 아프가니스탄을 회교 율법에 충실한 「신성국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달 26일 총리 취임식에서 밝힌 「회교원리주의 국가 건설」 선언에서 이미 예고됐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을 엄격한 회교국가로 복귀시키고 수도 카불을 신성도시로 만들겠다』고 다짐했었다.

헤크마티아르가 문화투쟁의 불을 댕긴 배경에는 자신의 오랜 사상적 포부를 실현한다는 의지와 정략적 동기가 맞물려 있다.

그는 69년 카불대학 공학도 시절 「아프가니스탄 청년 회교운동」의 창립멤버로 활동한 골수 회교원리주의자이다. 78년 사회주의 정권 출범과 뒤이어 79∼89년 구소련군 점령기간에는 무자헤딘(전사)을 이끌고 반외세 지하드(성전)의 선봉에 섰다. 그는 사회주의 정권과 외세가 아프가니스탄을 타락시켰다며 회교국가 건설을 입버릇처럼 외쳐 왔다.

정략적 동기는 부르하누딘 랍바니 대통령과 손을 잡고 구성한 과도 연립정권내에서 주도권을 잡자는 것이다. 사상운동을 주도, 이념적·정치적 지도자로 부상하려는 포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계산은 첫날부터 빗나가고 있다. 연정내 반대파들의 반발은 이미 예상됐던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국토의 절반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극단적 원리주의 학생반군 탈리반이 거꾸로 이번 조치가 미약하다며 비난하고 나섰다는 데 있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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