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사령관,헬기서 전씨 메모 읽어” 임헌표/전교사 모르게 누군가가 작전 지시김기석/자위권발동계획 소씨가 직접 작성김준봉/진압작전 특전사상황실로만 보고백남이12·12 및 5·18사건 22차공판이 15일 상오 10시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형사 합의30부(재판장 김영일 부장판사)심리로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는 유병현 80년 당시 합참의장, 김기석 전교사 부사령관, 이구호 기갑학교장, 임헌표 전교사 교육훈련부장, 백남이 전교사 작전참모, 김준봉 2군사령부 작전처장 등 6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유병현 전 합참의장 증인신문
이부영 검사=80년 5월17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 앞서 주영복국방장관에게 회의 소집 이유를 묻자 주장관이 『외부요청으로 소집한 것인데 안건이 특이하다』고 말했지요.
『그렇습니다』
―구체적인 안건을 묻자 주영복 피고인이 약간 당황해하며 계엄강화, 국회해산, 비상기구 설치 등 3가지 문제라고 대답했고 증인은 국회해산과 비상기구 설치에 반대했나요.
『그렇습니다』
―80년 5월경 전두환 보안사령관은 중앙정보부장을 겸직하면서 부총리급 보직을 받았다는 이유로 국방장관 주재회의에 거의 참석하지 않았고 오히려 주장관이 자주 보안사에 들렀지요.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익원 변호사=검찰조사과정에서 주영복 피고인이 증인에게 5월17일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을 앞두고 의제를 숨기고 얘기하지 않자 꼬치꼬치 캐물어 의제를 알아냈고 증인의 의견을 전달하자 주피고인이 외부로 나가서 어디론가 연락했다고 진술했습니까.
『주영복 장관이 머뭇거리는 기색은 있었고 얘기도중 별실에 다녀온 것은 사실입니다』
◇임헌표 전 전교사 교육훈련부장 증인신문
채동욱 검사=80년 5월23일 정호용 특전사령관이 광주에 내려올 당시 증인이 광주비행장에서 수행을 했죠.
『예』
―전교사로 오던중 헬기안에서 정사령관이 전두환 보안사령관의 친필서명과 함께 「무리를 하더라도 시위를 조기 진압하라」는 내용이 담긴 메모를 읽는 걸 목격했죠.
『예』
정호용 피고인=광주로 내려간다는 사실을 전교사령관에게 말한 적이 없는데 증인은 어떻게 사령관으로부터 광주비행장에 나를 마중나가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합니까.
『모르겠습니다』
―내가 헬기안에서 「친필메모」를 보여 주던가요.
『아닙니다』
―그러면 어떻게 메모를 읽어보게 된 것인가요.
『단어나 문장은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메모를 봤습니다』
◇김기석 전 전교사부사령관 증인신문
이재순 검사=광주시위 당시 전교사에서 공수부대와 20사단의 파병을 요청하고 공수부대원들에게 실탄을 분배하게 하거나 발포를 승인한 사실이 있나요.
『없습니다』
―광주시민들의 시위가 격화된 이후 전교사에서는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려 했으나 육본측에서 강경진압을 하려 했나요.
『예. 육참차장으로부터 당시 광주에 내려와 있던 무장헬기와 기갑학교의 전차를 동원, 사태수습을 하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5월22일 증인의 사무실에서 시민대표 9명을 만나 수습방안을 논의할때 시민대표들은 군진입 금지, 공수여단의 과잉진압 인정, 보복금지 등 7개요구사항이 수용되면 무기를 회수·반납하겠다고 했는데 이때 군에서 과잉진압을 인정했나요.
『그렇습니다』
―21일 상당수 학생들은 뇌관 2천여개 등을 보관하다 전교사에 반환했지요.
『그렇습니다』
―20일에서 26일 사이 황영시 피고인과 김재명 육본작전참모부장은 증인에게 여러차례 『전차와 무장헬기를 동원해 강경한 충정작전을 실시하라』고 질책한 사실이 있나요.
『있습니다』
정영일 변호사=증인은 검찰조사과정에서 『광주진압 작전을 전면에 나서 총지휘한 사람은 황영시 참모차장』이었다고 진술했는데 확실히 그렇게 진술했습니까.
『황영시 장군이 매사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광주사태 진압기간중 증인은 전차나 무장헬기를 동원한 적이 있었습니까.
『진압용이 아닌 위력시위용으로 동원했다가 진압과정에서 잘못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예컨대 핸들조작을 잘못하는 바람에 인도로 뛰어들었는가 하면 위협사격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이 희생되는 수가 있었습니다』
전창렬 변호사=80년 5월23일 이희성 계엄사령관은 증인에게 전화를 걸어 『추가병력투입이 필요하냐』고 물어보자 증인은 『불필요하다』고 답변한 사실이 있지요.
『그렇습니다』
―광주비행장에서 정호용 피고인이 공수여단장들을 만나 작전지휘하는 것을 보았습니까.
『참모들로부터 보고를 받았지만 어느 참모인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황영시 피고인=증인은 광주사태 초기진압은 내가 지휘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는데 그 근거는 무엇입니까.
『당시 제가 느끼기에 당시 참모차장이었던 황피고인의 역할이 그렇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증인은 전차를 동원하라는 내 명령을 거부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는데도 내가 실질적인 지휘자였다고 생각합니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지만 저는 따라야할 명령인지 그렇지 않은 명령인지 구분할 능력이 있었습니다』
―증인이 내게 전화를 했지 내가 언제 증인에게 전화를 했습니까. 또 내게서 전화를 받았다면 업무일지에 남겨야지 왜 메모지에 남겼습니까.
『저도 전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황피고인만큼 저도 성격이 대쪽같다는 것을 알아주십시오』
정호용 피고인=증인은 5·18 당시 특전사령관이었던 제가 실질적으로 공수여단을 지휘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는데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는 무엇입니까.
『당시 정사령관이 전교사에 연락장교도 파견하지 않고 상황보고도 하지 않는다는 제 참모들의 보고를 듣고 저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미 증인으로 나왔던 윤흥정·소준렬 장군도 제가 공수여단을 지휘하지 않았다고 진술했고 증인은 구체적인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으니 제가 공수여단을 지휘했다는 진술을 취소하십시오.
『저는 제 참모들을 믿습니다』
김영일 재판장=당시 참모 보고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입니까.
『사령부에서 지시하지 않은 것들이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고, 누군가가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사례가 있습니까.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최초의 시민희생이 발생했을 때 사령부에서는 몰랐는데 특전사령부에는 보고가 됐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이구호 전 육군기갑학교장 증인신문
이재순 검사=80년 5월21일 황영시 피고인이 증인에게 전차 1개대대등 기갑부대를 동원, 시위를 강경진압토록 직접 전화로 지시한 사실이 있죠.
『예. 그렇습니다』
―증인은 당시 황피고인의 지시가 지휘계통을 무시한 것이고 현실적으로 무리한 요구이기 때문에 지시에 불응한 것이지요.
『예. 전교사 사령관을 통해 지시를 내려달라고 얘기했습니다』
―5월23일과 24일 두차례에 걸쳐 증인은 전교사령관실을 찾아갔고 당시 정호용 장군이 황영시 피고인과 통화하고 있는 상황을 목격했죠.
『예』
정영일 변호사=증인은 5월21일 하오 황영시 당시 참모차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어디에서 받았습니까.
『육군 기갑학교장 사무실입니다』
―증인은 황육군차장이 전화로 전차 1개중대를 동원하라고 지시하면서 전차에 시위대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조망을 감으라고 지시한 것은 전차운영 교본에도 어긋난다고 진술했는데 황차장은 기갑사단을 창설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그같이 교본에도 어긋나는 지시를 할 수 있습니까.
『다 늙어가면서 과거 전우로서 확실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오리발을 내밀면 어떡합니까. 전화를 받은 사실은 확실합니다』
황영시 피고인=나한테 전화를 받았다면 바로 전교사 부사령관한테 보고했습니까.
『안했습니다』
―증인은 내가 전화를 하면서 『이 자식아, 전차포를 쏘며 밀고들어가』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는데 내가 쌍소리를 할 정도로 저질장군으로 보입니까.
『검찰 대질신문에서도 황장군께 분명히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정호용 피고인=증인은 전교사 출신 참모들의 친목모인인 「무등회」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아 근거없이 들은 이야기를 증언하는 것 아닙니까.
『아닙니다』
◇김준봉 전 2군사령부 작전처장 증인신문
이부영 검사=5월19일 진종채 2군사령관이 광주를 방문해 바둑판식 분할 점령, 조기타격등 충정작전 지침을 추가로 지시한 사실이 있나요.
『그같은 지침은 5월17일 비상계엄 확대와 함께 충정작전이 개시되면서 이미 지시된 내용입니다』
―이 충정작전 지침은 이희성 피고인의 지시에 따른 것인가요, 2군사령관이 독자적으로 수립해 하달한 것인가요.
『개략적인 지침은 육본에서 받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2군 자체적으로 만든 것입니다』
―23일부터 26일까지 매일 광주와 서울을 오가며 이희성 계엄사령관과 소준렬 전교사령관의 메신저 역할을 수행하던중 26일 하오 10시 계엄사령관이 전교사령관의 도청진압 작전건의에 대해 『이시간 이후 언제든 작전을 실행해도 좋다, 단 쌍방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시간을 선택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었죠.
『그렇습니다』
전창렬 변호사= 소준렬 장군이 전교사령관으로 부임한 직후인 5월22일 이희성 계엄사령관에게 자위권 발동을 건의한 것으로 보아 이미 전교사령관 교체전부터 자위권발동 계획이 수립된 것이 아닙니까.
『소장군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백남이 전 전교사 작전참모 증인신문
이부영 검사=정호용 특전사령관이 5·18당시 전교사 감찰참모실을 개인 사무실로, 기밀실을 특전사 상황실로 이용하고 있었죠.
『예. 사무실등을 본인이 마련해 줬습니다』
―작전 상황보고가 특전사 상황실로만 전달됐죠.
『예』
―윤흥정 사령관이 전격 교체된 이유가 뭡니까.
『초동단계에서 진압을 제대로 못했다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전창렬 변호사=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광주에 내려가 전교사를 방문했었다고 진술했는데 목격한 적이 있습니까.
『광주비행장에 도착했다는 보고를 상황장교로부터 받았습니다』
정호용 피고인=증인은 광주에서 언제 저를 보았습니까.
『19일 전교사 사령관실에서 보았습니다』
―당시 특전사 작전참모인 장세동 피고인이 상주하고 있었습니까.
『두어번 본적이 있습니다』<정리=송용회·박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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