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극우단체의 「성서」로 불티미국정부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꼰 「철산으로부터의 보고(Report From Iron Mountain)」가 인터넷을 통해 극우 무장단체들의 필독서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진보주의자를 자처한 레너드 레윈이 67년 처음 낸 이 책은 베트남전쟁등에 관한 미국의 정책을 보고서형식으로 풍자한 창작물이다. 그러나 진짜 정부보고서처럼 돼 있어 대다수 독자들이 「논픽션」으로 오인했다.
○논픽션처럼 묘사 흥미 유발
이 책에서 「미국정부는 미국의 번영을 위해 베트남전을 계획했다」고 주장한 레윈은 『정부의 극비문서를 몰래 전해주는 익명의 고위관리가 있다』고 말하고 다녀 오해를 가중시켰다.
그의 책은 베트남전이 끝나고 세상이 바뀌면서 잊혀졌다가 94년 극우단체인 「리버트 로비」가 이를 무단복제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에 대해 정부의 음모설을 계속 주장해온 이 단체는 『정부문건은 저작권과 무관하다』며 마구 책을 찍어내 저작권시비가 벌어졌다. 그러자 레윈은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논픽션인 것처럼 묘사했다』고 시인, 저작권싸움에서 일단 승리했다.
○미 정부 헐뜯는 묘사 짜깁기
저작권시비를 계기로 자신의 책에 대한 인기를 확신한 레윈은 올해초 사이먼 앤 슈스터사와 계약, 이 책을 29년만에 다시 간행했다. 그러자 예상대로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특히 인터넷에서는 극우단체와 무정부주의자들이 미국정부를 사악하게 묘사한 부분을 교묘하게 재편집, 조직원들의 이론교양서로 활용하고 있다. 「연방정부침략설」 「유대인음모론」등 자신들이 신봉하는 이념을 포장하기 위해 아전인수격으로 보고서를 해석한 것이다.
○조직원 대부분 사실로 믿어
사이먼사는 저작권 시비소지를 없애고 극우단체의 악용을 막기 위해 「이 책은 창작물이므로 무단복제를 금한다」는 경고문까지 붙였지만 역부족인 실정이다. 사이먼사도 『인기소설 「스타 트렉」도 인터넷에서의 해적행위가 심각했지만 이 책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다. 극우단체 연구가인 칩 버렛은 레윈의 책에 대해 『이론적 토대가 부족한 극우단체에는 성경같은 존재』라며 『극우단체 조직원들은 99%가 지어낸 이야기라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뉴욕=이종수 특파원>뉴욕=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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