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전범재판소 체포영장 발부 관심 증폭/“회원국에 수배자 구속권” 상징적인 의미 불과/집행력 지닌 「보」 평화이행군 태도에 달려발칸반도를 피로 물들인 보스니아 내전의 주범 라도반 카라지치를 역사의 심판대에 세울수 있을까. 유엔전범재판소가 11일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카라지치와 군사령관 라트코 믈라디치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해 이같은 관심이 증폭하고 있다.
전범재판소의 체포영장 발부가 곧바로 카라지치 등을 헤이그 전범재판소로 압송, 구속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범재판소는 기소자에 대한 직접적인 구속집행 능력이 없는데다 여기서 발부하는 체포영장은 유엔 회원국들에 수배자 구속권을 부여한다는 상징적 의미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의 구속집행 여부는 전범재판소의 체포영장을 집행할 능력을 지닌 보스니아 평화이행군(IFOR)의 향후 태도에 달려있다. 6만명의 병력으로 보스니아 치안유지와 내전세력의 휴전협정 준수여부를 감시하고 있는 IFOR엔 카라지치의 체포가 물리적으로는 힘든 과제가 아니다.
그러나 IFOR는 그동안 유엔전범재판소에 의해 대량학살과 전범혐의 등으로 모두 3차례나 기소된 카라지치와 믈라디치의 체포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왔다. 현재 세르비아계 거점인 팔레지역에 은신하고 있는 이들을 체포할 경우 세르비아계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카라지치가 세르비아계 주민들의 신망을 얻고 있는 한 체포영장 발부에도 불구, IFOR의 행동 반경은 여전히 제약될 수 밖에 없다.
카라지치 자신도 이번 영장발부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93년 5월 유엔결의안 827조에 따라 설치된 구유고 전범재판소에 의해 기소된 전범용의자는 모두 72명. 5월초부터 세르비아계 교도관 두스코 타디치를 비롯한 세르비아계 「잔챙이」3명이 재판을 받고 있다.
서방측은 내전을 촉발시킨 거물급 전범 카라지치와 믈라디치를 처벌해야만 내전의 화근을 제거하는 길이라고 판단, 포위망을 옥죄고 있다. 그러나 전범들의 버티기도 강도높게 지속될 전망이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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