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지원서 동질성 회복운동으로 승화/국제감시단 조직해 쌀 전달 확인 추진북한동포돕기 범국민운동인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을 이끌어 갈 서영훈 상임대표는 초근목피로 연명하며 굶어죽는 동포가 속출하는 북한사회를 돕는 것은 한 민족으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강조한다. 서상임대표는 향후 서로돕기운동 조직을 해외까지 확대, 통일시대의 한민족동질성 회복운동으로 까지 승화시킬 계획임을 밝혔다. 서상임대표에게 서로돕기운동의 향후 전개방향을 들어본다.<편집자 주>편집자>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이 태동하기까지의 과정과 민족사적 의의등을 말씀해 주십시오.
『다소 서두른 감이 있습니다만 북한의 식량난이 올 6∼8월에 가장 심각할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예측됐기 때문에 이에 맞춰 긴급히 구호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습니다. 유엔등 국제기관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4만㏊ 이상의 토지가 지난해 수재로 아직도 모래와 진흙으로 덮여 있어 식량난은 최소한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적어도 이때까지는 우리의 긴급구호운동은 계속돼야 한다고 봅니다. 장기적으로 북한을 돕는 일 뿐만 아니라 남북한이 서로돕는 운동으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현재 각 종교·시민단체에서 북한돕기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인적구성, 다른 운동과의 차별성 등에 관해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은 기왕에 북한동포돕기운동을 하고 있던 여러 단체의 대표분들, 종단대표분들을 비롯해 이북 7도민회대표등과 기타 여러부문을 대표할 수 있는 선생님들을 두루 모셨습니다. 이유는 북한의 식량난이 전국민이 나서야할 정도로 심각하고 또 전국민이 나서야 의미 또한 크다고 여겨지므로 국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사회지도급 인사들을 최대한 모셨습니다. 그럼에도 훌륭한 분들을 더많이 모시기위해 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북한 식량난이 어느정도 심각합니까. 또 앞으로 북한정국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가장 최근의 유엔인도지원국의 피해평가보고서에 따르면 7월1일부터 97년 3월31일까지 4천3백63만2천9백35달러의 긴급지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지금 주민들은 이전의 절반 수준인 하루 곡물 3백g을 배급받고 있다지만 국제지원을 고려하더라도 그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절망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북한정부의 검토를 거친 것이므로 북한을 직접 방문한 사람들이나 국경부근으로 취재를 나갔던 기자들의 현장보고와는 다소 느낌이 다른 감이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전 귀순한 정순영씨도 2차례나 목격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북한동포들은 초근목피에 의지하고 아사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고립되어 있습니다』
―이 운동은 남북통일에도 기여할 것으로 봅니다. 장·단기 운동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단기적으로는 식량지원에 주력할 것입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생필품도 지원하게 될 것입니다. 최근 해외지부를 조직하고 돌아온 우리 간부의 말에 따르면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이 해외입양아도 보살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는군요. 급한 불부터 끄는데 주력해야 겠지요』
―정부는 민간단체의 직접적인 대북지원에는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와의 마찰이 예상되는데 어떻게 해결해 나가실 생각입니까.
『저희는 되도록 정부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일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대한적십자사가 저희가 원하는 곡물을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보내는 창구라면 적십자사를 활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로서는 곡물을 원하는 시기에 정확히 보낼 수 있는 다른 국제기구가 있다면 그것도 고려할 것입니다』
―정부는 지난번 북한에 지원한 쌀이 군용으로 전용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곡물등을 지원할 경우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인할 특별한 방안이 계신지요.
『물론 논의중에 있는 사안입니다만 저희는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며 남북한 양측에서 신뢰받는 외국인으로 구성된 국제감시단을 조직해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남쪽사람들을 북측에서 안받아들일테니까요』
―북한의 식량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곡물지원뿐만 아니라 농업구조 개선 등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안을 갖고 계시는지요.
『저희는 경북대 국제농업기술연구소장인 김순권 박사를 의장단의 일원으로 모셨습니다. 이분은 그동안 아프리카 등 제3세계 농업문제 해결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옥수수를 개발, 노벨상후보로 추천된 적이 있으며 북한의 식량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그러나 지금단계에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책이나 장기적인 계획 등을 밝히기는 무리이고 차차 구상해야겠죠』
―한국일보사가 전개해 온 「사랑의 쌀나누기운동」과 대학병원의료봉사활동 등 「함께사는 사회, 함께사는 세계」캠페인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함께사는 사회, 함께사는 세계」라는 이름을 좋아합니다. 이제 우리는 70년대식의 「잘살아보자」는 슬로건으로 상징되는 치열한 경쟁사회를 극복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더구나 냉전체제가 허물어진 90년대는 세계사적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전세계가 공존과 협조시대로 가고 있고 우리도 이에 창조적으로 적응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국제사회에 여러모로 기여해야 합니다. 특히 한국일보사가 한기총과 함께 펼쳐온 「사랑의 쌀나누기운동」은 참으로 선구적인 캠페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일보가 여론을 이끌어가는 바른 언론의 모습을 보여주어 감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함께사는 사회, 함께사는 세계」운동은 다양하고 충실한 내용으로 우리 사회를 밝히는데 큰 공헌을 했으며 우리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도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이상연 기자>이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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