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권 발동 발포의미로 생각” 윤흥정/정호용씨,간섭아닌 간접지원한 것소준렬/윤 사령관에 계엄군 투입 지시 안해진종채12·12 및 5·18사건 21차공판이 11일 상오 10시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형사 합의30부(재판장 김영일 부장판사)심리로 열려 윤흥정·소준렬 5·18당시 전교사령관, 진종채 2군사령관 등 증인 3명에 대한 신문이 진행됐다.
◇윤흥정 전 전교 사령관 증인신문
이부영 검사=31사단과 공수여단장에게 발포명령을 내리고 실탄을 배분한 사실이 있나요.
『없습니다』
―상부에서 자위권 발동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나요. 있다면 어디로부터 지시를 받았습니까.
『2군사령부로부터 받았습니다』
―일선에서는 자위권 발동 지시를 발포명령으로 받아들이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전교사사령부내 특전사 상황실 무전기를 통해 정호용피고인이 보고받고 지휘한 사실을 알고 있는가요.
『전교사를 통하지 않고 특전사의 활동상황이 보고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수연 변호사=당시 자위권발동이 시민들에 대한 발포명령으로 인식된게 사실입니까.
『자위권은 원래 각부대에 내려져 있는 것이어서 자위권발동명령이 시달됐다면 이를 촉구하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김주상 변호사=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증인은 계엄확대에 반대했습니까.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전교사 전투상보에는 증인이 당시 시위진압을 위해 3공수여단과 20사단의 증파를 요청했다고 기록돼있는데 사실입니까.
『사실이 아닙니다』
―당시 병력이동시 미군측에 통보해줘야 하는 20사단동원과 관련해 미국측과 마찰은 없었습니까.
『특별한 마찰은 없었습니다만 당시 미국대사가 「가스에다 불을 던진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는 말을 본인에게 했습니다』
―진종채 2군사령관이 두번째 광주에 내려와 시위대의 도시게릴라식 난동에 대비해 과감한 조기분산 타격을 지시했다는데 사실입니까.
『진사령관이 지시한대로 정웅 31사단장에게 지시했습니다』
―정웅 사단장이 5월26일부터 작전지휘권을 박탈당했다는데 사실입니까.
『사실이 아닙니다』
―광주시위진압에 참가했던 공수부대와 일반보병부대의 통신장비가 달라 지휘상의 문제가 있었다는데 사실입니까.
『상황이 보고되지 않아 통신문제로 착각한 것이지 통신은 가능했습니다』
―증인은 정호용 피고인이 12·12 당시 크게 기여한 바가 없는데도 특전사령관을 지낸 것으로 봐서 광주사태 당시 계엄군투입 문제 등을 전두환 보안사령관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검찰신문에서 진술했는데요.
『들은 이야기도 있고 해서 그렇게 생각한 것입니다』
―5월 21일 저녁에 공수부대에 자위권 발동을 하달했습니까.
『2군에서 내려온 지시를 받아 하달했습니다』
―정호용 피고인과 자위권 발동 문제를 의논한 사실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증인은 80년 5월21일 하오 9시께 자위권 발동지시를 예하부대에 하달했는데 이는 정웅 사단장의 건의를 받아 내려진 조치가 아니었나요.
『그런 건의를 받아본 일이 없습니다. 당시 2군사령부에서 그런 내용의 전통이 내려와서 먼저 위협사격을 하고 불응할 경우라도 하퇴부를 겨냥하라는 내용을 첨부, 예하부대에 전달한 것 뿐입니다』
전창렬 변호사=증인은 전교사 상황일지와 계엄사 상황일지가 내용의 차이를 보이는 것을 두고 지휘권 이원화라고 말했는데 근거는 뭡니까.
『그것은 아마도 특전사가 전교사를 통하지 않고 계엄사에 보고해올 것이란 생각에서였습니다』
김영일 재판장=당시 증인은 직접 예하부대장들에게 진압방법을 지시한 적이 있습니까.
『대대장들이 알아서 판단해 실행에 옮겼습니다』
허화평 피고인=상황일지는 부대상황을 그때그때 시간대별로 기록하는 것으로 특히 고급지휘관들의 통화내용의 경우 특별한 지시가 없으면 기재가 되질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혹시 증인은 통화내용을 상황일지에 기재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나요.
『그렇습니다』
정호용 피고인=당시 보안사령관이 31사단이나 특전사에 작전지휘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일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혹시 특전사 지휘부를 확인해본 사실이 있습니까.
『확인해 본 일은 없지만 옥상에 무전기가 설치돼있지 않았습니까』
◇소준렬 전 전교사령관 증인신문
이부영 검사=5월20일 황영시 피고인으로부터 전두환 피고인과 협의하여 증인을 전교사령관에 임명키로 했고 9월 중장으로 진급시킨다는 전화통보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5월22일 전교사령관에 취임한 이후 광주시민 수습대책위원회와의 간담회도중 군의 과잉진압 사실을 인정했습니까.
『그렇습니다』
―정호용 피고인이 전교사 감찰참모실에서 무전기로 공수여단장들과 진압대책을 논의한 사실을 알았습니까.
『나중에 알았습니다』
―5월23일 광주로 내려온 정호용 피고인으로부터 『소선배희생이 따르더라도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고 공수부대원의 사기를 죽이지 마십시요』라는 내용과 전두환 피고인의 친필 메모를 전달받은 적이 있습니까.
『메모지는 전달받았지만 공수부대원들의 사기를 죽이지 말라는 내용만 기억나고 나머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검찰조사과정에서 알게 됐습니다』
―황영시 피고인이 5월25일 하오 김재명 작전참모부장과 함께 광주에 내려와 증인에게 광주 재진입작전을 전달했습니까.
『그렇습니다』
신정철 변호사=12·12 당일 하오 8시께 윤성민 참모차장으로부터 육군행정학교 구내에 소요진압차 출동해 있던 20사단으로 가서 부대를 장악하고 박준병 20사단장이 나타나면 무조건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았나요.
『받았습니다』
전창렬 변호사=정호용 피고인이 광주에 있는 동안 증인의 지휘권에 자주 간섭하고 광주비행장에서 3공수여단을 직접 지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돼있는데 사실인가요.
『통제나 간섭을 한 것은 아닙니다. 효율적인 작전을 위해 간접적인 도움을 받았으나 내가 부임한 이후에는 「지휘권 이원화」란 얘기는 맞지 않습니다』
김주상 변호사=증인은 민주화합추진위와 5공청문회 등에서는 전두환 피고인의 「친필메모」에 관한 진술을 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메모이야기를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때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나 나중에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를 하게 됐습니다』
김영일 재판장=전두환 피고인이 정호용 피고인을 통해 메모를 전달한 것은 증인의 지휘권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던 것 같습니까.
『공수부대원들 사기 죽이지 말라는 내용에 감정이 약간 상했지만 지휘권에 영향을 주려고 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정호용 피고인=제가 5월23일 상오 서울에 있다가 하오에 내려와서 선배님께 공수부대를 철수시켜야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언제 메모지를 건네줬습니까.
『메모지는 확실히 받았습니다』
◇진종채 전 2군사령관 증인신문
임성덕 검사=광주 소요진압 작전과정에서 2군사령관을 거치지 않고 계엄사령관과 전교사령관이 직접 보고하고 지시하는 사례가 많았죠.
『그렇습니다』
―18일 하오 윤흥정 전교사령관에게 계엄군을 투입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있나요.
『없습니다』
이진강 변호사=80년 5월21일 자위권 발동에 대한 건의를 계엄사령관에게 올린 사람이 증인 혼자뿐입니까.
『아닙니다. 당일 본인이 전교사령부를 방문, 사령관으로부터 심각한 시위 상황을 보고받은뒤 육본에 자위권 발동을 건의하자고 윤흥정 사령관에 말했습니다. 윤흥정 사령관은 전교사령부에서 유선으로 육본에 건의했고 본인은 곧장 광주를 떠나 서울로 올라와 이희성 계엄사령관에게 직접 건의했습니다』
서익원 변호사=5월 21일 하오 7시30분 계엄사령관이 TV를 통해 자위권 보유를 천명한 후 청와대로 가서 보고를 하고 하오 10시께 육군본부로 돌아왔는데 증인은 21일 하오 8시께 계엄사령관으로부터 전언통신문을 통해 자위권 발동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아닌가요.
『기억이 부정확합니다』<정리=송용회·박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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