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부 전력예비율 걱정 덜자 “천우신조”/재경원 작황 부진 물가오를까 걱정 태산/가전업계 에어컨·선풍기 주문 줄어 울상이달들어 열흘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이상저온현상으로 경제부처들과 관련업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전력부족 사태로 동네북이 되던 통상산업부는 전력난 걱정을 덜게 됐다며 쾌재를 부르고 있는 반면 재정경제원은 이상저온에 따른 고랭지채소등의 냉해피해로 가뜩이나 좋지 않은 물가사정이 더욱 악화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통산부는 발전소건설 부진으로 올해도 전력위기가 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상저온현상에 따른 에어컨등 냉방설비의 전력소비 감소로 전력공급 예비율이 예년의 배가 넘는 15%수준을 유지하자 「천우신조」라며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전력이 남아돌아 하루에 50억원정도의 전기요금을 덜 받게 됐다며 하늘을 원망하기도.
재경원은 고랭지채소 수박 참외 벼등 농작물의 작황부진으로 이미 위험수위에 차있는 물가가 더 오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재경원은 냉해로 수박 참외와 각종 야채값이 치솟고 영남지방을 중심으로 벼 냉해피해 보고가 속속 올라오고 있지만 손쓸 방도가 없어 속만 태우고 있는 상태다.
가전업계는 TV 냉장고 등 5대 전통가전제품의 판매부진에 이어 믿었던 에어컨과 선풍기마저 이달들어 판매신장세가 주춤해지자 크게 당황하고 있다. 가전사들은 올 여름이 10여년만에 가장 무더울 것이라는 기상전문가들의 예측에 따라 에어컨의 주문이 폭주할 것에 대비해 수출용 제품을 일부 부품을 교체해 내수용으로 전환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이상저온으로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쇄도하던 에어컨주문이 7월들어 뚝 끊긴 상태고 선풍기수요도 덩달아 주춤해졌다.
에어컨 선풍기와 함께 대표적 여름 상품인 빙과류 물놀이기구등도 판매부진으로 고전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롯데등 주요 빙과업체들은 이달들어 공장 가동시간을 줄여 물량조절에 나섰고 물놀이기구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했던 스포츠용품상들도 판매부진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이상 저온의 여파는 백화점업계에도 미쳐 지난달말부터 금주초까지 여름세일을 실시한 중소백화점들은 기대이하의 영업실적을 보였다. 이들 중소백화점은 통상 매년 여름세일에서 20%대의 높은 판매신장세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한신코아가 120억원의 매출로 지난해보다 18% 늘었을 뿐이고 건영옴니백화점은 7%, 쁘렝땅백화점은 16% 증가하는데 그쳤다.
백화점업계는 경기침체에 이상저온까지 겹치면서 주력인 여름상품이 예상밖으로 나가지 않아 전체 매상도 기대이하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이백규 기자>이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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