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국선변호인 출정거부 만류도 한몫20차공판에서 재판거부의사를 표명하고 하오 공판에 불참했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법정으로 돌아왔다.
11일 열린 21차공판에서 재판장인 김영일 부장판사가 두 피고인을 호명하자 전·노피고인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당당하게 걸어들어왔다. 예전처럼 전씨는 재판장에 대한 가벼운 목례를 한 뒤 자리에 앉았고 노씨는 방청석을 힐끗 돌아보고 착석했다. 두사람의 얼굴은 이전 공판때보다 훨씬 굳어 있었다. 법정주변에서는 개정전부터 『전·노씨가 형식상 출정을 한뒤 곧 퇴정을 요청할 것』이라는 소문도 떠돌았지만 두사람은 굳게 입을 다물고 내내 자리를 지켰다.
전씨의 출정거부 선언으로 몹시 당황했던 재판부와 법무부는 이날 상오 전씨등의 법정 출발 소식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재판부는 전씨등이 출정을 거부할 경우 20차공판때처럼 다른 피고인들과 분리신문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노씨가 자신들의 발언을 번복하고 왜 재판에 응하게 됐는지 심경변화의 배경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전씨등이 20차 공판때 변호인단이 사퇴하자 감정이 격앙돼 재판부에 일시적인 항의표시를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출정을 거부하면 강제인치될 것이 확실해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위신이 크게 실추되는 것도 고려한 듯하다. 또 피고인의 출정거부는 사법부를 무시하고 역사적 재판을 정치재판으로 몰고간다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크다.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이…』라는 비난은 전·노씨가 가장 참기 힘든 말이기 때문이다.
전·노씨의 측근들도 교도소밖 분위기를 전하며 출정거부를 만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선변호인으로 선임된 김수연 변호사가 10일 공판준비를 위해 전씨를 접견하면서 재판출석을 설득했던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이태희 기자>이태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