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명과 전쟁의 상관관계 규명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듯 하다. 「전쟁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출발하는 「세계전쟁사」는 단순히 유사 이래 인류의 전쟁을 시대별로 정리한 통사가 아니다.
인류문명과 전쟁간의 상관적인 발전과정을 살피고 전쟁의 본질을 규명한다. 영국의 샌드허스트육군사관학교 교관을 거쳐 현재 「더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군사전문 편집위원으로 재직중인 지은이는 원시시대 미개부족의 전쟁부터 핵전쟁에 이르기까지 역사에 기록된 갖가지 전쟁과 그것이 빚어낸 파괴적 영향을 점검하면서 앞으로 인류는 필연적으로 전쟁의 종식을 향해 접근해야 함을 일깨운다.
19세기 독일군인 클라우제비츠의 「정치의 연장으로서의 전쟁」이라는 명제는 일단 여기서는 유보된다.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이 문명의 보전일진대 어떻게 해서 문명의 파괴행위인 전쟁이 정치의 연장일 수가 있느냐는 관점에서다. 대신 문화의 한 형태로 전쟁을 해석한다. 문화는 전쟁수행의 성격을 결정하는 첫번째 요인이다. 예컨대 중국군사문화의 특징인 중용은 문화적 양식을 보전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됐으며 초원의 침입자(원나라)를 한족화한 것이 좋은 예이다.
반면에 서구에서는 패배는 곧 수치라는 이데올로기에다 기술혁명의 도구를 악용한 정면대결을 일삼아 파괴적인 전쟁문화를 형성했고 이는 서양문명의 최고 장점인 자유주의와 희망을 앗아가 1, 2차세계대전의 발발을 가져왔다. 그러나 인류는 전쟁없는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희망이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다. 세상을 굴러가게 하는 것은 적대감이 아니라 협동정신이며 인간은 폭력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능력을 소지하고 있다는 데서 그러한 가능성을 찾는다. 유병진 명지대 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까치간·1만5,000원<이기창 기자>이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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