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일하는 고독한 존재/만화가고양이는 닮은 꼴”고양이가 주인공인 순정만화 「CAT」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미운 고양이 새끼」 「집고양이와 도둑고양이」 등 옴니버스형식으로 연재되는 이 만화는 주인공인 만화가 K씨와 그가 기르는 고양이를 통해 고양이 특유의 습성을 귀엽게 그려내 청소년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다작위주의 만화계풍토에서 한가지 소재만을, 그것도 별로 인기가 없을 것 같은 소재를 2년이상 고집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작가 강현준씨(25·여)는 한마디로 고양이 전문가다. 개는 아양을 떨때 꼬리를 세워 흔들지만 고양이가 꼬리를 흔드는 것은 공격의 예비신호라는 등 고양이에 관한 한 강씨에게 새로운 것은 없을 정도다. S문화사의 「윙크」지에 「CAT」을 장기간 연재한 덕택이기도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워낙 고양이를 좋아해 한때는 4마리씩이나 키워본 경험 때문이다.
무엇보다 강씨는 만화가라는 직업이 고양이와 닮은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누구의 도움없이 혼자 스토리를 구성하고 밤새워 고독하게 그림을 그려야 하는 자신의 모습이 독립성 강하고 유난히 밤을 좋아하는 고양이의 습성과 꼭같다는 것이다.
강씨는 실제로 구성작업을 하면서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 「토실이」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토실이의 행동에서 힌트를 얻기도 하지만 밤늦게 작업을 할 때 열려진 문으로 살짝 들어와 의자옆에 앉는 토실이가 이제는 단순한 애완동물이라기보다 친근한 동료라는 생각마저 든다. 「CAT」의 주인공인 만화가 K씨는 사실 자신이며 고양이는 토실이의 캐릭터를 닮았다. 강씨의 만화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팬레터로도 증명이 된다. 「고양이에 대한 징그러운 생각이 바뀌었어요」 「집나간 고양이가 빨리 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등의 내용들이다.
강씨는 곧 D문화사로 소속을 옮기지만 고양이 만화는 이적과 상관없이 계속 그려나갈 계획이다. 자신의 고양이에 조용한 후원을 보내는 청소년들의 기대를 실망시킬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김정곤 기자>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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