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사안미묘 의식 수사발표 지연 답보상태/연변 한국인들 2인1조 활동 등 충격 안가셔안승운 목사(51)가 중국 연변(옌볜)에서 「납북」된 지 9일로 1년이 된다. 남북한과 중국 3국간의 「뜨거운 감자」로 부각됐던 이 사건은 강제 납북과 의거 월북이라는 남북한간의 상반된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중국이 묵묵부답인 채로 사건 발생 1년째를 맞게 된 것이다.
사건 초기 우리 외무부는 「본인의 의사에 반한 유인」이라고 사실상 납북으로 발표했고 중국 정부도 『철저히 진상을 규명, 통보해 주겠다』고 약속, 의외로 실마리가 쉽게 풀리는듯 했다.
그러나 북한이 중앙통신을 통해 『안목사는 모종의 임무를 띠고 연변에서 활동하던 중 남조선 안기부가 공화국 간부 유인 임무를 독촉하자 의거 망명했다』고 발표, 이 사건은 3국간 미묘한 외교적 문제로 비화했다. 중국당국이 1월초 북한 무역회사 직원 이경춘 등 안목사 납북에 연루된 4명을 검거, 재판에 회부하고서도 수사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는 사실에서 이 사건이 갖는 미묘성이 나타난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한 고위 관리는 최근 『안목사 사건은 매우 복잡해 진상규명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제, 『중국정부는 전적으로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며 정치적 필요에 따라 사건을 편향되게 처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길림(지린) 요녕(랴오닝) 흑룡강(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에서 한국 종교인 4백∼5백명이 선교활동을 펴고 있고 교회도 2백여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한 뒤 중국은 외국인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하겠지만 중국법을 어기는 불법적 활동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측이 이 사건을 보는 시각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여러 정황으로 보아 안목사는 납북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방북했던 종교계 인사들이 전하는 친북한적인 안목사의 발언이 강제된 것이냐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종욱 주중한국대사는 『현재 안목사 납치범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재판이 끝나면 중국측이 정식통보를 해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목사 사건이 연변지역에 미친 충격은 현재까지도 가시지 않고 있다. 연변의 한국상공인들 모임인 「한국상회」는 평시에도 2인 1조로 활동하는 한편 10∼20명 단위로 비상연락망을 운영하고 있다.<북경=송대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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