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현안 등엔 별다른 얘기 안해/김 대통령 “언제 또 봅시다” 여운8일 상오 국회본회의장에서 연설을 마친 김영삼 대통령은 의사당 2층 외빈접견실로 자리를 옮겨 국회의장단과 3부요인, 여야정당대표 및 총무단등과 함께 날씨와 개원연설, 상임위배정등을 화제로 15분간 환담을 나누었다.
김대통령이 간담회장 중앙에 앉고 그 양옆 장방형 테이블에 김수한 국회의장―윤관 대법원장, 이수성 총리―김용준 헌재소장, 이홍구 신한국당대표―김대중 국민회의총재, 김종필 자민련총재―오세응 국회부의장이 서로 마주보는 형태로 자리에 앉았다.
간담회는 4월중순 여야영수회담이후 김대통령과 야당 두 김총재의 첫 만남이어서 주목을 끌었으나 시간이 짧은 데다 여러사람이 함께 모인 탓인지 정국현안등에 대해 별다른 의견을 나누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접견실에 들어서면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두 김총재에게 『오래간만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두 김총재는 『잘 오셨습니다』며 밝은 표정으로 화답했다.
김대통령은 『오랜만에 국회에 와보니 마치 친정에 온 것 같습니다』라고 감회를 피력한 뒤 『오늘 날씨가 참 좋은데 이런 날이 계속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개원연설내용과 본회의장 분위기등을 화제로 꺼냈다. 김대통령은 신한국당 이대표가 『그동안 3당총무가 참 수고가 많았습니다』라고 운을 떼자, 『국회가 정상화해 잘 됐습니다』라며 『더 지체됐더라면 국민에게 할 말이 없을 뻔 했습니다』라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두 김총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상임위배정등을 놓고 환담하던 김대통령이 김자민련총재에게 『어느 상임위이십니까』라고 묻자, 김총재는 『행정위입니다. 좋은 위원회는 다 다른 사람들이 차지해서 그렇게 됐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김대통령은 김국민회의총재가 『통일외무위라면 대선배가 대통령아닙니까』라고 하자, 『당시에는 아무도 안가려 해 밀려서 가게 됐습니다. 또 그때는 잘못하면 벼락을 맞기때문에 국방위도 인기가 없었습니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간담회가 끝나자 김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두 김총재에게 『언제 또 봅시다』라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수행했던 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의례적인 인사말로 볼 수도 있지만 대통령이 생각이 있어서 한 말이 아니겠느냐』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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