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 닿으면 “우수점포” 고졸 첫 본부장해태유통 채규종 차장(44)의 손은 유통업계에서 「마이더스의 손」으로 알려져있다. 아무리 영업실적이 부진하고 경쟁력이 떨어진 슈퍼마켓이더라도 채차장의 손이 미치기만 하면 금세 우수 점포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채차장은 지난 1일 수도권 70개 점포중 절반을 총괄하는 본부장으로 발탁됐다. 차장급 본부장의 탄생은 해태유통은 물론 LG유통 한화유통 등 다른 경쟁업체에서도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채차장은 마크로(네덜란드) 카프(프랑스) 등 국내에 상륙한 외국 유통업체와 프라이스클럽 등 대형 할인점공세에 지역밀착영업전략과 점포 현대화로 맞서 해태유통을 종합소매업 부문의 강자로 올려놓았다. 또 80년대 말 유통업체들이 너나없이 백화점사업에 뛰어들 당시 한낱 영업소장에 불과했던 채차장은 지역상권을 중심으로 한 촘촘한 종합소매업망 구성이 오히려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 회사에 백화점사업을 중도에 포기토록 해 관철시켰다. 능력을 뒷받침하는 배짱이 있다는 이야기다. 채차장의 판단은 해태유통이 백화점과 슈퍼마켓의 중간형태인 하이퍼마켓사업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해태유통은 백화점으로는 87년에 개점한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1호점밖에 없는 상태다.
채차장은 지난해에는 지역밀착영업의 하나로 본부가 일방적으로 지시한 가격을 따르기보다는 동일상권내 경쟁업체의 가격과 지역주민의 요구 등을 고려해 영업소장이 가격을 적절히 결정하도록 하는 「요구매가격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같은 공격경영으로 인해 해태유통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의 2,619억원보다 17.6%나 늘어난 3,080억원을 달성할 수 있었다.
본부장중에서는 처음이자 유일한 고졸출신인 채차장은 78년 말단 사원으로 입사후 지금까지 목표를 단한번도 100%이상 초과달성하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로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신화적 인물로 꼽히기도 한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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