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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별장서 크렘린 복귀/옐친 러시아대통령 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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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별장서 크렘린 복귀/옐친 러시아대통령 재선

입력
1996.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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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 개표 표정/방송 5분간격 투표 독려 “옐친 승리 1등공신”/주가노프 망연자실… 공산당 “국민선택 수용”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선거운동본부측은 초반 개표 결과 옐친이 일찌감치 앞서가자 4일 새벽부터 샴페인을 터뜨리며 승리를 자축하는 들뜬 분위기였다. 옐친 대통령은 이날 하오 승리를 확정지은 뒤 모스크바 교외 별장에서 크렘린궁으로 돌아왔다. 국영 이타르 타스통신 건물에서 열린 파티에서 세르게이 필라토프 선거본부장은 『우리는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며 『러시아 국민들이 생각없는 기계가 아니라 문명화한 시민임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공산당 진영은 초반 개표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다 점차 침통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겐나디 주가노프 후보는 『며칠 사이에 왜 이처럼 엄청난 변화가 왔는지 모르겠다』며 『당분간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예정된 기자회견도 취소했다. 당 고위간부 아나톨리 루키야노프 전 소련 최고회의의장은 『선거가 대체로 공정하게 치러졌다』며 『국민의 선택을 냉정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국안정을 위해 연정구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정권참여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러시아 방송들이 옐친 당선의 「1등공신」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방송들은 옐친 지지자중에 부동층이 많아 이들이 투표장에 나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선거 당일 5분마다 투표 마감시간 카운트다운 화면을 내보내 유권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 또 공영TV는 임시공휴일인 투표당일 「트로피카나의 비밀」이라는 3시간짜리 브라질 연속극을 특별편성, 유권자들이 놀러나가는 대신 투표소 주변의 집에 머무르도록 유도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각국 반응/미,안도속 「옐친이후」 시나리오 분석/일 “관계 정상화교섭 진전 기대”/중 “러시아,대북 관계개선 예상”/유럽 “환영… 후계자 부재가 불안”

▷미국◁

빌 클린턴 미 행정부는 옐친 대통령의 재선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옐친을 지지해 온 클린턴 대통령은 4일 이번 선거를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불렀다. 자신이 지지했던 시몬 페레스 총리가 낙선한 이스라엘 대선의 재판을 우려했던 클린턴으로서는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미 행정부 관리들은 옐친의 건강에 적신호가 감지됨에 따라 『(옐친이) 오래 못간다』는 진단 아래 「옐친 이후」의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통령안보담당 보좌관으로 영입한 알렉산데르 레베드의 독주 가능성도 러시아의 불확실성을 부추기는 요인이며 특히 옐친이 공산당 지지세력을 무마하기 위해 차기 내각에 공산당 인사를 끌어들일 경우 경제개혁과 민주화의 정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일본◁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옐친의 재선을 축하하고 『러시아의 개혁노선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내각에 누가 들어갈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지야마 세이로쿠(미산정륙) 관방장관은 특히 옐친이 북방영토문제 해결등 양국관계 정상화 교섭에 진정으로 노력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언론들은 옐친의 1차투표 지지율이 3분의 1선에 불과했던 것은 구심력의 약화를 의미하며 옐친의 건강이상으로 크렘린내 권력투쟁이 조기 가시화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도쿄=박영기 특파원>

▷중국◁

중국은 4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러시아 인민의 선택을 존중하며 앞으로도 중러 양국간 협력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는 요지의 짤막한 공식논평을 내놓았다. 중국의 분명한 입장은 옐친이 이끄는 러시아가 중국의 정치안정과 경제발전에 이롭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옐친의 당선이후 러시아는 동아·태 지역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이며 이에 따라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북경=송대수 특파원>

▷유럽◁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소식통들은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당선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하고 러시아와 유럽의 유대강화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EU의 한 고위관리는 『그의 재선은 우리로서는 바라던 바』라면서도 『그의 건강이상과 명백한 후계자 부재가 지속적인 불안』이라고 밝혔다.<파리=송태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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