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여론조사기관들 일제히 “옐친 승리” 전망/주가노프 진영선 「건강공세」속 “극적 이변” 다짐마지막 승부를 앞둔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후보 진영의 표정은 대조적이다. 옐친측은 지난주말 터져 나온 건강 이상설에도 불구하고 재선고지가 눈앞에 보이는 듯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주가노프측은 옐친의 건강문제를 물고 늘어지면서 막판 뒤집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양진영의 엇갈린 분위기는 결선투표 판세를 그대로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 전 러시아 여론조사 센터와 CNN―CESSI등 유력 여론조사 기관들은 옐친 대통령이 50% 안팎의 지지로 주가노프 후보보다 20% 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1차 투표에서 주가노프의 승리를 점쳤던 정치문화 조사센터등 3개 단체를 포함, 러시아의 10여개 여론조사 기관 및 사회단체가 일제히 옐친의 승리를 전망하고 있다.
두 후보간의 승부는 1차 투표직후 옐친 대통령이 3위 득표자인 알렉산데르 레베드를 영입하는 순간 이미 「끝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주가노프와의 연대가 유력시되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자민당 당수마저 대세를 읽고 주가노프에게 등을 돌렸다.
이에 따라 옐친은 1차투표에서 군소후보를 지지한 2,500만(33%) 유권자 가운데 최소한 절반은 끌어 들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옐친은 부패의 상징이던 알렉산데르 코르자코프 전경호실장등 「크렘린 3인방」을 제거, 부패척결·기강확립 공약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유권자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받았다. 옐친 진영의 압승 분위기는 친공산당 성향의 지방정부 행정책임자들의 태도마저 바꿔 놓았다. 바시키리 자치공화국의 무르타자 라히모프 대통령은 의전상의 결례로 비칠 정도로 대선 주자인 주가노프를 냉대했으며 주요 지방정부 인사들이 주가노프의 연립정부및 국가화합위원회 제의에 손을 내저었다.
그러나 주가노프 진영은 막판 뒤집기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주말부터 흘러나온 옐친의 건강이상설과 관련, 『국가 최고지도자가 건강상에 문제가 있다면 부적격자』라고 공세를 폈다.
또 옐친 선거운동 현장 책임자가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현금 50만달러를 거론하며 현정권을 부패정권으로 몰아 세웠다. 그는 레베드가 옐친 진영에 가담했지만 그 지지자들은 자신의 편이라며 결선투표에서의 이변을 다짐하고 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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