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3인방 축출 고심땐 결단촉구도보리스 옐친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겐나디 주가노프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는 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딸 타치아나(36)의 막후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옐친이 있는 곳에 타냐(타치아나의 애칭)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버지를 그림자처럼 따르는 그는 「거칠고 강한」 옐친의 이미지를「세련되고 포근한」 보통남자로 만드는 숨은 주역이다. 옐친이 유권자들 앞에 나서기 전이나 바람에 머리가 흐트러질 때 그는 아버지의 머리를 매만졌고 젊은이의 록콘서트에 참석한 옐친에게 몸을 흔들어 흥을 돋우도록 부추겼다.
타치아나는 처음에는 옐친의 이미지 메이커로 아버지의 머리모양이나 옷차림 몸가짐 미소 연설태도 등을 조언했으나 1차투표 직전부터 선거운동 전반에 깊숙이 간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옐친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꼽히는 그는 옐친대통령이 측근중의 측근인 알렉산데르 코르자코프 전경호실장 등 크렘린 3인방을 자르는 문제로 고심할 때 대선승리를 위해 아버지의 결단을 촉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그의 존재는 민주선거 역사가 짧은 러시아 선거판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정치분석가 안드레이 피온트코프스키는 『타치아나는 옐친의 조언자 역할을 넘어 선거풍토를 바꿔놓았다』고 평가한다. 여성들의 선거참여가 드문 러시아의 정치풍토에 여성파워를 과시한 것이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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