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 세계에 알릴 문화사절/애틀랜타 문화행사 백남준씨와 참가/국내보다 국제화단서 주목받는 “신예”올림픽은 국력을 겨루는 체육제전인 동시에 각국의 문화를 펼치는 지구촌 문화축제이기도 하다. 제니퍼 조씨(38·한국명 방명숙)는 근대 오륜 100주년을 맞는 미애틀랜타올림픽 문화행사에 세계적인 비디오작가 백남준씨와 함께 한국대표로 참가하는 여류화가다. 조씨는 뉴욕을 무대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조씨는 먼저 자신이 올림픽 문화행사에 참가하게 된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국미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작가 개인으로도 훈련과 발전의 좋은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출품작은 「마음의 길(Ways of Looking)」, 「세명의 수도승과 조셉 보이스(Three Monks and Joseph Beuys)」등 2개의 대형설치작품. 마치 성당의 제단과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조씨는 『캔버스와 콤팩트디스크(CD)등 현대의 첨단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고대의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며 『현대적 설치미술에 한국적 내용을 담아내려고 했다』고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
「마음의 길」은 1,000개가 넘는 작은 캔버스에 금강산 모습을 담은 전통산수화를 컴퓨터로 복제, 이미지를 반복해서 전시함으로써 독특한 효과를 내고 있다. 「세명의 수도승과…」는 현대 컴퓨터문명의 총아인 CD의 정보저장기능을 무시하고 이를 하나의 물건으로 상정, CD의 둥근 형태가 주는 원시적 아름다움 속으로 관객을 이끌고 있다.
72년 서울에서 여고를 졸업한 직후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건너왔다. 컬럼비아대서 미술교육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그녀는 뉴욕을 중심으로 해외에서만 활동했기 때문에 국내에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국제화단에서 조씨는 4회의 개인전과 여러차례의 그룹전을 가졌다. 93년에는 모스크바의 센트럴 아티스트 하우스에서 개인전을 열어 현지 신문과 방송의 집중조명을 받기도 했다.
조씨의 작품은 애틀랜타 올림픽촌 중심부에 위치한 「웰컴 비지터센터」에서 17일부터 8월6일까지 전시된다. 17일 현지에서 있을 리셉션에는 김영수 문체부장관이 참석할 예정이고 지미 카터 전미국대통령도 초청해놓고 있다. 조씨는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인 백남준씨와 나란히 한국미술을 대표하는데 약간의 부담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화사절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뉴욕=김인영 특파원>뉴욕=김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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