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마저 추락… 경기 더욱 “암운”/6월 신용장 내도액 9%나 줄어/잘나가던 반도체 부진이 결정적/철강·유화도 뒷걸음 중화학 침체/수입 하락세 불구 투자 주저 반영우리 경제는 정말 길고 긴 침체의 터널로 진입했는가. 1일 통상산업부가 발표한 6월중 수출입통계를 보면 수출침체의 장기화조짐이 확연하다. 수출은 다소 회복하리라는 정부 예상을 비웃듯 2% 증가에 그쳤다. 93년1월이후 41개월만의 최저 증가율이다. 수입도 1.7%로 동반하락, 우리 경제가 전체적으로 쪼그라들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더구나 올 1·4분기에 20.8%나 증가했던 수출이 4월 5.3%, 5월 6.4%, 6월 2%로 3개월째 한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수출부진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여 우리 수출산업이 어두운 터널속으로 들어갔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2∼3개월후의 수출을 점치게 해주는 수출신용장(LC)내도액은 6월중에 9.2%나 감소해 하반기 수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해주고 있다.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국내경기를 그나마 지탱해주던 수출마저 장기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통산부는 악화일로에 있는 수출여건을 감안해 올해 무역적자규모를 당초 70억달러보다 40억달러가 늘어난 1백10억달러로 수정전망했다. 통산부는 지난해 30%나 늘었던 수출이 이처럼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것은 국제수출가격 하락, 엔저현상 및 이에따른 국내 수출산업 특히 중화학산업의 수출경쟁력약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수출산업 가운데서도 반도체의 수출부진은 결정적이다. 지난해 2백21억달러로 무려 70.3%나 증가했던 반도체 수출은 올 1·4분기에는 57%로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4월 이후에는 증가는 커녕 아예 감소세로 돌아섰다. 4월 1.3% 감소에 이어 5월 18%, 6월 37%로 급감하고 있는 상태다. 반도체 국제가격이 1년전에 비해 반값이하로 떨어져 오르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반도체업계는 올해 수출이 당초목표 3백7억달러보다 57억달러 감소한 2백5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하나에서만 50억달러 이상의 수출차질이 생겼고 이에따라 무역적자가 40억달러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통산부는 설명했다.
반도체외에 철강 석유화학 등도 20%대의 수출감소세를 지속해 중화학산업 전체로는 6월중에 13.7%나 수출이 감소했다.
다행히 수입도 33개월만에 최저수준인 1.7% 증가에 그쳐 6월중 무역적자는 5억6천만달러로 5월(13억달러)의 절반이하로 줄었다. 전체수입의 40%를 차지하는 자본재수입이 1.4% 감소하고 원자재도 4.6% 증가에 그쳤다. 이는 국내경기가 워낙 좋지않자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보류하고 있고 산업활동에도 소극적임을 입증해주고 있다. 일종의 달갑지 않은 희소식인 셈이다. 국내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수록 수입은 덜 늘어나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수입부진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공산이 크다. 수입허가서(IL) 발급액이 6월중 80억달러로 25%나 급증하는등 확대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소비재 수입도 20%대의 높은 증가율이 꺾이지 않고 있기도 하다.
한 민간경제연구소장은 『수출의 어려움은 이제부터』라며 그렇다고 정부가 단기적 대응에 나서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이백규 기자>이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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