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액 “눈덩이” 흑자전환 요원경상수지/작년 4.5% 등 매년 목표 상회물가/초과달성 불구 「양극화」로 몸살성장률/철도·지하철 등 총길이 계획 미달SOC우리 경제가 정상궤도에서 벗어나 표류하고 있다. 최근 우리 경제의 주요 거시지표는 문민정부가 출범당시 집권기의 「경제 이정표」로 제시했던 「신경제 5개년계획」과는 너무나 동떨어진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7%대 성장, 3%대 물가안정, 국제수지 흑자전환」이 문민정부의 경제정책 3대 목표였다. 그러나 경제성장을 제외한 물가와 국제수지 목표달성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연간 3%대로 안정시키겠다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4년이후 한번도 4.5%이하로 내려가지 않았고 올해에도 4.5%(억제목표치)를 넘어설 전망이다. 국제수지 흑자전환은 제쳐두고라도 만성적인 적자경제로 치닫고 있다. 이때문에 외채가 급격히 늘고 있다.
또 7%대를 웃도는 경제성장을 달성했는데도 성장의 과실이 일부 업종과 대기업에만 집중되는 경기양극화로 중소기업은 성장의 그늘에서 허덕이고 서민들의 장바구니는 예전보다 더 가벼워졌다. 다른 나라가 부러워하는 고도성장을 구가하며 경제의 몸집은 키웠지만 안으로 체질은 허약해져 외화내빈의 경제구조가 심화하고 있다.
집권후반기를 맞는 문민정부는 언제 어디로 추락할지 모르는 경제를 다시 정상궤도로 되돌릴 수 있는 시원스런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문민정부가 집권기 경제 밑그림으로 제시했던 「신경제5개년계획」의 청사진과 오늘의 현실을 주요 분야별로 점검해본다.
▷경상수지◁
정부는 집권 첫해인 93년 경상수지적자를 14억달러로 줄이고 94년 「적자 0달러의 해」를 거쳐 95년부터는 9억달러, 96년엔 21억달러 흑자로 전환시켜놓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첫해에 3억8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이후 94년 45억3천만달러, 작년 89억5천만달러의 적자를 내고 올해는 5월 현재 이미 81억1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경상수지적자는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고비용 저효율」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선진국에는 기술·품질경쟁력에서 뒤지고 후발개도국에는 가격경쟁력에서 뒤지고 있다.
특히 선진국에서의 상품경쟁력 약화로 대선진국 무역역조가 심화, 국제수지 악화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자본재산업 육성을 소홀히 한 것도 원인이다. 수출을 늘릴수록 수입이 더 늘어나는 것은 자본재산업이 발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수지 악화로 인해 외채는 관리목표를 벗어나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93년 79억달러이던 외채(순외채기준)는 94년 1백3억달러, 95년 1백71억달러에 달해 지난해엔 신경제 목표치(90억달러)의 2배에 육박했고 내년에도 경상수지 적자 확대에 따라 2백5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여 목표치(10억달러)의 무려 25배에 달할 전망이다.
채권국으로 전환하겠다는 장밋빛 꿈은 사라지고 만성채무국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있다.
▷물가◁
경제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성장 물가 국제수지」라는 세 마리 토끼중 민생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가도 이미 괘도를 벗어나 버렸다.
물가상승률(소비자물가)은 93년 4.8%, 94년 6.2%, 95년 4.5%를 기록하고 올해도 4.5%를 넘어설 전망이다. 첫해(93년)에만 목표치(4.9%)를 밑돌았을뿐 94년부터 물가는 항상 목표치(94년 4.3, 95년 3.7, 96년 3.6%)에서 크게 벗어나 있었다.
경제가 성장해 가계의 명목소득이 늘어나도 물가가 치솟으면 실질적인 소득은 제자리에 머무르거나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더욱이 성장의 과실이 균등하게 나눠지지 않고 편중될 경우 서민생활은 더욱 어려워진다. 가계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도 떨어뜨린다. 물가상승은 임금인상을 유발, 곧바로 기업의 원가상승을 가져오고 제품가격이 올라 가격경쟁력이 취약해진다.
기업의 채산성과 직결되는 생산자물가의 경우 「신경제 설계도」에는 93년 1.8%, 94년 1.8%, 95년 1.7%, 96년 1.6%등 1%대로 그려져있다. 그러나 실제 생산자물가는 93년에만 1.5%로 목표치를 하회했으며 94년엔 2.8%, 95년엔 4.7%를 기록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경제성장◁
정부는 경제의 몸집을 키우는 경제성장측면에서만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지난 3년동안 경제성장률(GNP기준)은 93년 5.8%, 94년 8.4%, 95년 8.7%를 기록, 목표치(6.0, 7.1, 7.2%)에 근접하거나 넘어섰다. 이로 인해 96년에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목표(96년 1만53달러)보다 1년 앞서 「1만달러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성장이란 한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국제수지와 물가등 다른 두 마리 토끼는 놓쳤을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힘을 낭비했다.
특히 경기호황이 대기업과 중화학공업등에만 집중되는 경기양극화로 중소기업과 경공업은 「호황중 불황」에 시름하고 있고 전체 경제의 체질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단가가 개당 10달러 떨어질 때마다 경상수지적자가 30억달러씩 늘어나고 있는데서 나타나듯 경제력 편중현상은 우리 경제가 세계시장 변동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없게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과 생활환경◁
95년 고속도로 총연장 길이는 1천8백25㎞로 목표치(1천6백70㎞)를 넘어섰으나 철도와 지하철(전철제외)의 총연장길이는 각각 6천6백1㎞, 1백79㎞에 그쳐 목표치(6천6백61㎞, 2백46㎞)에 못미치고 있다.
주택보급률은 95년 84.2%에 달해 목표치(83.3%)를 넘어섰지만 1만달러시대 일본(84년 1백11%) 미국(78년 1백10%) 독일(78년 1백2%) 대만(92년 99%)등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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