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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선 무너지면 700선도 “위험”(증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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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선 무너지면 700선도 “위험”(증시이야기)

입력
1996.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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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대선 급등·급락 전례… 특단대책 필요우리 증시에서 가장 허약한 주가지수대는 다름아닌 700포인트대다. 88년이후 지금까지 700포인트대에서 거래된 기간은 대략 3∼4개월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도 대부분 급등 또는 급락양상을 보여왔다. 따라서 현재 지수 800이 위협받는다면 당연히 700의 취약성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과거 700대를 지나온 궤적을 살펴보면 그 시초는 88년 올림픽직후 장세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표적인 거품경제 상황이었던 시절, 한껏 팽창된 유동성과 올림픽으로 부푼 소비심리등이 투기와 과소비로 치닫던 시절, 증시도 그에 어울려 금융장세를 연출하던 때였다.

이른바 소 팔아 주식사고 농어촌에도 국민주가 보급되던 시절에 주가는 불과 한달만에 700대를 껑충 뛰어넘었다. 물론 그 여세를 몰아 5개월만에 1,000에 도달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후 다시 700은 또 다른 사건속에 무너져 내렸다. 바로 깡통계좌가 이 700이 무너지면서 발생한 것이다. 당시에도 한달만에 700은 무너졌다. 그후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때 90년부터 93년까지 단한번도 700은 공략되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엔고가 가시화하고 대기업의 설비투자가 살아나면서 93년10월에 다시 주가가 힘을 얻어 700대를 월담했는데 역시 한달 남짓한 시간만 걸렸다. 그후 지금까지 700은 한번도 무너지지 않았다. 한마디로 수출과 설비투자, 그리고 엔고가 지켜온 지수가 바로 700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700대를 바로 코앞에 두고 주가가 도대체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만일 800근처에서 시간을 너무 끌면 700대는 장담하기 어렵다.

필시 이번에도 사단이 난다면 전광석화처럼 그렇게 700은 무너질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런 논의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두렵기조차 하다.

만일 이런 일이 나타난다면 우리는 또 신용융자 파동을 만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번에 그런 사태가 다시 재현된다면 이제 증시현실로는 더이상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어떻게든 800에서 막아야 한다.

방법은 수출과 투자를 다시 지원하고 경기흐름을 안정시키는 방책이어야 한다. 증시에 대한 직접적 대증처방은 89년 12·12조치를 되풀이하는 것에 불과하다. 여기서 단순히 공급을 조절하고 수요를 진작하는 방법은 아무 효과가 없다. 외국인 한도확대도 마찬가지다. 자칫하면 공연한 기대만 부풀리기 쉬울 따름이다. 오히려 앞으로 예기치 않은 시점에서 외국자본들이 일거에 이탈하는 일은 없을는지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너무 우리의 성장잠재력과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과신하는데 문제가 있다. 어쩌면 현재 증시는 지금까지 너무 삽시간에 다가간 선진국 기대감에 대한 총체적 비용을 지불하려 하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700을 지키려면 800에서 지켜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를위한 대책은 증시대책이 아닌 경제대책이라고 생각한다.<엄길청 아태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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