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내는 여성의 미성/하오 7시30분 호암아트홀높은 음역의 고운 목소리는 여자만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서양의 가톨릭교회는 오랫동안 교회음악에 여자의 목소리를 금지, 남자가 그런 소리를 냈다. 여성의 목소리와는 다른 특별한 아름다움을 지닌 이 음역, 곧 카운터테너는 16∼17세기에 전성기를 누렸으나 18세기 중반 이후 사라졌다가 20세기 들어 재발견됐다.
2일 하오 7시30분 호암아트홀에서 독창회를 여는 이철수(41)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카운터테너다. 미국으로 공부하러 갔다가 발성법의 하나로 카운터테너를 익힌 그는 독창회를 여는데 용기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카운터테너가 우리나라에선 워낙 낯선데다 남자가 여성음역을 낸다니까 이상스레 쳐다보는 눈이 많기 때문이다.
카운터테너는 풍부한 진동, 과장없이 절제된 소리, 무감정적 음색 등으로 악기의 소리를 닮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상의 무거움을 떨쳐버린 카운터테너의 노래는 천상의 소리처럼 신비하게 들린다.
『카운터테너는 남성 본래의 목소리로 낼 수 있는 가장 높고 고운 가성음역입니다. 바로크시대 카스트라토(고음역을 내기 위해 거세된 남자가수)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소리인데 비해 카운터테너는 남성이면 누구든 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하고 자연스런 소리이지요』
이씨는 이번 음악회에서 퍼셀 헨델 비발디의 바로크음악을 카운터테너 발성법으로 노래하고 「카운터테너가 무슨 별종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로 테너 솔로도 한다. 또 아마추어 카운터테너 4명이 포함된 중창단 자금챔버콰이어가 특별출연, 르네상스음악을 들려준다. 539―7443<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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