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4년만에 5배 껑충세계적인 의류메이커 베네통에는 재고가 없다. 재고처리에 전전긍긍하는 우리나라 중소의류업체들로서는 믿을 수 없는 얘기다. 얼마만큼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길래 재고가 나지 않을까. 해답은 독특한 생산 및 판매전략에 있다. 기획생산이 아닌 완전 주문생산과 정확한 수요를 예측토록 하는 유통시스템 때문이다.
베네통은 본사 지사 판매대리인 매장등으로 연결된 유통구조를 갖고 있다. 판매대리인이나 일선 대리점은 1년에 2회씩 봄·여름옷과 가을·겨울옷을 1년전에 미리 주문한다. 베네통 본사는 1,000여개 스타일의 옷 샘플을 국내 판매대리인이나 매장에 직접 보내준다. 일선 매장에서는 이 샘플을 보고 스타일별로 팔 만큼의 옷을 지사를 통해 본사에 주문한다. 대신 반품은 절대로 허용되지 않는다.
베네통코리아 박찬근 지사장(35)은 『재고처리리스크를 일선 매장에 분산시키고 있다』며 『대신 재고부담을 상쇄시켜주기 위해 일선 대리점이나 매장에 무려 50∼60%의 마진을 보장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91년 베네통코리아가 설립될 당시만 해도 국내 대리점은 30여개에 지나지 않았다. 재고처리리스크를 우려하여 대리점경영을 기피한 탓이다. 그러나 정확한 수요예측으로 마진이 높아지자 매장이 매년 50∼60여개씩 늘어 지금은 200여개에 달하고 있다. 매출액도 91년 600만달러에서 95년 3,000만달러로 늘어 4년만에 5배의 기록적인 성장을 했다.
베네통의 생산과정 또한 특이하다. 베네통은 유행에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각 종류별로 1년에 8,000만벌의 옷을 미리 만들어 놓은 다음 주문이나 유행색깔에 따라 나중에 염색하는 후염생산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국내에 상륙한지 몇년 안된 베네통이 뿌리를 내리고 고속성장을 할수 있게 된 배경에는 본사차원의 기업이미지 광고도 한 몫 했다. 베네통은 옷 회사지만 옷 광고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베네통과 관련없는 인종 AIDS 마약 성 전쟁 사랑 폭력등을 소재로 사회·문화적 충격을 줄 만한 장면을 담은 광고를 내보낸다.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그 덕분에 베네통의 이름도 덩달아 오르내리게 하는 독특한 광고전략을 이용하는 것이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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