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과목 50∼90점사이 분포/1%씩 쪼개면 「동점 10등차」도/일선고교 “탁상공론” 한목소리교육부가 24일 발표한 중고등학교의 종합생활기록부 학과별 석차 산정 방법 개선안이 현실성 없는 탁상공론식 대책이라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일선 학교들은 교육부의 지침 대로 모든 학생의 과목별 성적을 1∼1백%까지 1% 단위로 1백등급화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마다 7월초의 기말고사를 앞두고 시험출제 방식과 석차 산출 문제를 놓고 연일 대책회의를 갖는 등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은 대부분의 과목에서 학생들의 점수가 50∼90점 사이에 분포되고, 문항당 배점이 3∼4점이어서 석차를 강제로 1백등급까지 나누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더구나 주관식 문항 고득점자순 등 동점자 처리기준을 마련한다 해도 중간점수대에는 전체 학생의 상당수 비율이 몰리는 현실도 석차 조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밖에 성적 평가 기회가 한 학기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두 번 뿐이며 학교들이 「수」∼「가」의 절대평가도 종합생활기록부에 기입해야 하므로 평균점수가 약 70점 수준이 되도록 출제하고 있는 경향도 개선안을 그대로 따르기 어렵게 하는 점이다.
서울 J여고의 한 교사는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는 통상 25문항씩 출제해왔는데 이럴 경우 90% 정도의 학생들이 60∼90점(15∼23문항)을 받고 중간점수대에는 한 반에서도 10여명이 같은 점수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똑같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을 1%씩 쪼개 석차별로 줄을 세우는 것도 무리지만 같은 점수인데도 석차가 10등 이상 차이가 난다면 누가 납득하겠느냐』고 어려움을 토로했다.서울 H고의 교감은 『동점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이번 기말고사 문항당 배점을 2.3점, 2.5점, 2.7점 식으로 차별화했지만 출제교사 조차 이같은 소수점 배점은 억지라는 의견이었다』라고 말했다.<박정태 기자>박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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