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 제의·온건정책 선회·파티 참석·잦은 TV출연/강성 이미지 벗기 노력 먹혀든다내달 3일 러시아 대선 결선투표를 앞두고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후보가 이미지변신을 통해 맹렬한 막판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전략문제연구분석센터는 27일 주가노프 후보가 43%의 지지를 얻어 45%의 지지를 획득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을 2% 포인트 차로 바싹 뒤쫓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대역전을 노린 주가노프의 이미지변신 노력이 유권자들에게 상당부분 먹혀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신은 적극적인 언론홍보 자세이다. 1차 투표전까지만 해도 뉴스 프로그램에 잠시 모습을 보이는 데 그쳤던 주가노프는 결선투표 공식 선거전에 돌입하자 거의 매일이다시피 기자회견을 갖고 굵직한 뉴스를 토해내고 있다.
그는 23일 옐친대통령측에 연립정부 구성을 제안한 것을 시작으로 24일 집권후 출범시킬 거국정부안과 「국가 화합위원회」 창설안을 내놓았고 25일에는 선거참모들과 배구를 즐기는 보기드문 모습이 TV 방송을 탔다. 또 26일에는 한 고등학교 「졸업생의 밤」행사에 참석, 여학생과 춤을 추기도 했다. 주가노프 진영은 또 처음으로 TV 광고도 추진하고 있다.
주가노프의 변신은 1차 투표 패배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옐친이 젊은이들과 함께 록 콘서트에서 육중한 몸을 흔들고 소수민족의 자치공화국에서 전통민속놀이에 참여하는 등 국민들에게 친근한 모습을 보여준 전략이 1차 투표에서 주효했다는 평가에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정책노선에서도 변신노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는 기존의 공산당 이념에서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국가 공산당이 추구한 사회민주당 노선으로 선회하고 있다. 특히 그는 1차 투표 3위 알렉산데르 레베드가 내세웠던 위대한 러시아 건설에 앞장서는 애국자의 모습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대세를 역전시키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평가들이지만 그가 마지막 카드로 시도한 변신노력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