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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악몽 잊으려 아직도 몸부림/가족 잃은 세 법조인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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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악몽 잊으려 아직도 몸부림/가족 잃은 세 법조인 근황

입력
1996.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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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방황 끝 마치고 8월중순 미 유학­윤연수 전 검사/죄책감에 법복 벗고 변호사업무 몰두­김상헌 전 판사/보상금·사재로 장애인장학재단 추진­정광진 변호사삼풍백화점 붕괴참사로 가족을 잃은 윤연수(32) 전 서울지검검사와 김상헌(32) 전 서울지법판사등 젊은 재조법조인 2명은 평생 몸담기로 했던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을 떠났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떠나보낸 「악몽의 현장」을 바로 지척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고통을 감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 세 딸을 한꺼번에 잃었던 정광진 변호사(59)는 이제 막 「고통의 늪」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아내와 아들·딸등 3명의 가족 모두를 삼풍의 폐허속에서 잃고 지난해 10월 검찰을 떠난 윤전검사는 외부와 연락을 끊은채 오랜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고교시절부터 친형처럼 믿고 따랐던 최용석변호사(34·전서울지검 검사)의 사무실을 거의 매일 찾아 고통을 달랬고 최변호사가 소개해준 가수 김수철씨와 함께 연주회·영화를 보러다니며 위안을 얻으려 애쓰기도 했다.

윤전검사는 컴퓨터범죄 예방·적발기법등을 공부하기위해 8월중순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워싱턴대로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검찰은 윤씨가 원할 경우 언제라도 복직시켜 줄 방침이다.

홀어머니(당시60세)를 여읜 김전서울지법판사는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 어머니가 자신때문에 돌아가신 것만 같은 비통함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3월 법복을 벗었다. 김전판사는 가족을 모두 잃은 윤전검사와는 용두초등교 서울대 법대 동기동창인 절친한 사이였다. 김전판사는 최근 LG그룹 법률고문실 변호사로 새로운 일자리를 옮겨 애써 일에 파묻히고 있다. 어머니를 잃은 고통을 잊기 위해서였다. 그는 이번 1주기에 부인 노소라판사(31)와 경기 마석 모란공원묘원의 선친 묘 옆에 마련한 어머니 가묘에 성묘할 예정이다.

세 딸을 잃은 정광진변호사는 장학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변호사는 아들 없이 딸만 넷이었으나 삼풍참사로 윤민(당시 29세·미 버클리대 석사) 유정(〃 28〃·이화여대 사회학과 졸업) 윤경씨(〃26〃·한양대 식품영양학과 졸업)등 다 큰 세딸을 먼저 보냈다. 정변호사는 1년이 지난 지금에야 비로소 「고통의 늪」에서 막 벗어나려하고 있다. 정변호사는 미혼이던 두 딸(윤민·윤경)의 보상금 7억여원과 자신의 사재를 털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장학재단을 설립키로 했다.

경기 의왕의 토지(공시지가 6억원 상당)에 대한 감정이 끝나는대로 장학재단을 설립, 큰 딸이 교사로 재직하고 있었던 서울맹학교에 장학금을 기탁할 계획이다. 큰 딸은 초등학교 5년때 시각장애인이 됐으나 미버클리대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돌아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교단에 섰었다.<현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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