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앙금 표출… 정승화전·노씨 서로 외면/“인사도 안하냐” 장태완씨,김진영씨에 호통12·12당시 피해자와 가해자였던 정승화 전육참총장, 장태완 전수경사령관 등 육본측 장성들과 전두환 전대통령 등 신군부측 인사들이 이번에는 증인과 피고인으로 입장이 바뀐채 17년만에 법정에서 다시 마주쳤다. 그러나 이들이 서로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의 앙금은 재판정 안팎 곳곳에서 표출됐다.
재판 시작전부터 법원 1층에서 장 전 수경사령관과 김진영 당시 수경사 33경비단장과의 사이에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장씨가 오랜만에 만난 김씨에게 눈웃음을 치며 아는 체를 했으나 김씨가 그대로 지나친 것. 장씨는 『야, 이놈아, 넌 옛날 상급자에게 인사도 안하느냐』고 호통을 쳤고 김씨는 급히 자리를 피했다. 이후 재판정에 들어가 방청석에 자리한 장씨는 상오10시 전씨등 12·12관련 피고인 13명이 입정할 때도 이들에게 눈길조차 돌리지 않았다.
전씨도 마찬가지. 정 전총장등 증인들이 피고인석과 불과 1m밖에 떨어지지 않은 증인석에서 선서할 때 이들에게 고개한번 돌리지 않은 채 줄곧 재판장만 응시했다.
그러나 노태우 허화평 유학성 장세동 이학봉피고인등 나머지 피고인들은 증인들의 선서모습과 증인신문을 유심히 지켜봤으며, 사건의 쟁점부분에서 자신들의 주장과 상반된 증언이 나올때면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기도 했다. 특히 허화평피고인은 재판장으로부터 발언기회를 얻어 증인인 윤성민 전육참차장에게 육본측이 먼저 병력동원한 사실을 거세게 따져들기도 했다.
정 전총장도 전·노씨는 쳐다보지 않았으나 이학봉 장세동 최세창 허삼수 허화평피고인등에 대해서는 금테안경너머로 한명씩 모습을 훑어보며 법정을 나섰다. 당시 내란방조죄로 군법회의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이등병으로 강등당한 데 대한 울분이 아직도 가슴에 남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건영 전3군사령관은 5∼6공시절 마사회장등 활발한 활동을 펼친 탓인지 이들 피고인들과 눈웃음을 하며 인사를 건네는 등 대조적인 모습이었다.<박정철 기자>박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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