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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영 입법의원 임기싸고 갈등(홍콩 반환 1년 앞으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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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영 입법의원 임기싸고 갈등(홍콩 반환 1년 앞으로:2)

입력
1996.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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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대표 부적합… 반환후 새로 구성”/영 “민주절차따라 선출… 보장 당연”『직행열차(Through Train)를 받아들일 수 없다』 『직행열차의 통과를 보장해야 한다』 지난해 9월 홍콩 사상 첫 주민 직접선거로 선출된 홍콩 입법원 의원들의 임기문제를 놓고 중국과 영국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영국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이들 입법의원들이 99년 9월 임기만료때까지 선량으로 활동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주권 이양과 동시에 이들의 역할도 끝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양측의 논쟁을 두고 홍콩 언론들은 「직행열차」논쟁으로 부르고 있다.

입법원이라는 열차가 97년 7월 1일에 멈추느냐 아니면 그대로 직행하는냐에 관한 논쟁이라는 비유적 설명이다.

홍콩정청의 한 관계자는 『「홍콩 기본법」에 따라 선출된 이들 의원들은 임기를 마칠 자격이 충분히 있다』면서 『중국이 홍콩주권 이양후 현 입법원을 폐쇄하고 임시 입법원을 출범시킨다면 홍콩의 안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측은 이에 대해 현 입법원 의원들이 홍콩주민을 대표하는데 부적격하다며 주권이양후 각계각층을 대변하는 인사로 임시 입법원을 새로 구성, 출범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다.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수석 편집인 프랭크 칭씨는 『직행열차 논쟁은 중국과 영국이 84년 체결한 중·영 홍콩반환 협정의 선거조항에 대해 자기방식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홍콩반환을 1년여 앞둔 지금 중국과 영국은 입법원 임기문제 뿐만 아니라 기본법 개정문제·언론의 자유 등 많은 사안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양측은 97년 6월 30일 심야에 열 반환행사의 개최방법에 대해서도 아직 합의하지 못한 상태이다.

영광스런 퇴장을 알리고 싶은 영국은 이날 각국의 정상과 언론을 초청, 거창한 행사를 가지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이날에는 반환식만 열고 다음날인 7월 1일 영국을 제외한 채 성대한 축하행사를 갖는다는 「2단계 방식」을 채택하려는 입장이다.

영·중양국은 특히 홍콩주민들의 인권문제를 놓고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다.

반환 후에도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영국과 이같은 영국의 의도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중국과의 갈등은 홍콩 반환행사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홍콩=조희제 기자>

◎홍콩 마지막 영국 총독 패 튼/“번영기반 조성” “영향력 확보 주력”/주권이양 마무리 작업 상반된 평가

홍콩의 마지막 영국총독 크리스 패튼(51)의 역할은 홍콩을 순조롭게 중국에 반환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그는 영국과 중국 양측으로부터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은 그가 홍콩의 민주화와 번영이라는 미명아래 영국이 97년 이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조성에 혈안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반면 영국은 패튼이 「항인치항(홍콩인이 홍콩을 통치한다)」이라는 중국의 약속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마무리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양측의 평가는 모두 일리가 있다. 중국의 비판에 합당한 대표적인 사례는 210억달러 규모의 첵랍콕 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그의 행동이다. 패튼은 98년 완공까지의 공사비는 물론 향후 20년간 각종 부품을 영국에서 조달하자고 주장했고 2년여의 실랑이끝에 이를 관철했다. 반면 패튼의 정력적 활동이 홍콩인들의 정치발전과 인권보장에 큰 기여를 하는 측면이 있다.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직선제로 입법원을 구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 5월 그는 홍콩 재벌들에 대해 『뒷 주머니에 여권을 챙기고 빠져나갈 궁리만 한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홍콩의 자유를 제한하겠다는 중국의 위협에도 「벙어리」가 된 재벌에 대해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패튼은 그래서 홍콩의 민주인사들의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따라서 남은 임기는 영국의 대리인인 그와 중국의 팽팽한 대결로 특징지워질 공산이 크다.<조재우 기자>

◎신화통신 홍콩 분사장 주남/친중국계 정치인 지원 반영 캠페인/반환협상 실무책임 맡아 전과 올려

홍콩이 중국으로 귀속되는 내년 7월 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홍콩 분사장 주남(저우난·69)의 역사적인 임무는 끝난다. 주는 중국과 영국간에 홍콩의 장래를 둘러싼 외교 쟁패가 치열하던 91년 홍콩 접수 실무책임자로 부임, 북경(베이징) 당국의 뜻을 충실히 관철해왔다.

주가 부임하던 당시 사실상의 중국 대사관인 신화통신 홍콩 분사는 내우외환에 직면해 있었다. 안으로는 전분사장 허가둔(쉬자둔)의 미국 망명과 내부이견 속출등으로 전열이 흐트러진 상태였고 밖으로는 주권 반환뒤에도 홍콩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영국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었다. 외교부 부부장(차관)까지 지낸 주는 부임뒤 먼저 문제직원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등 600명에 달하는 홍콩 분사 조직을 정비했다. 이와 함께 홍콩 기업인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친중국계 정치인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반영 캠페인을 강화해나갔다. 이 때문에 주는 강경파로 낙인찍혀 홍콩 주민들의 민심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중·영 홍콩반환 1차 회담이 있던 82년과 84년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협상에 참여한 실력을 발휘, 홍콩반환을 둘러싼 영국과의 외교전에서 상당한 전과를 올렸다.지난 7년동안 한편으로는 영국과 겨루고 다른 한편으로는 홍콩 주민을 얼르면서 21세기 홍콩의 밑그림을 그려온 주가 앞으로 어떤 역사적 평가를 받게 될 지 궁금하다.<윤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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