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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블랙박스」 단다/유럽에선 최고급차에 기본사양으로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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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블랙박스」 단다/유럽에선 최고급차에 기본사양으로 채택

입력
1996.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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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협,내년 시제품 완성 98년 보급 계획/교통사고 원인규명둘러싼 분쟁 크게 줄듯「블랙박스」가 달린 자동차가 나온다.

25일 현대 기아 쌍용등 자동차업계와 도로교통안전협회등에 따르면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사고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 블랙박스를 달기로 세부작업을 펴고 있다.

특히 도로교통안전협회는 교통사고 분쟁이 연간 4,300만여건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 7월께 협력업체를 선정해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해 내년말까지 시제품을 완성한 후 98년초부터 본격적인 보급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초부터 네덜란드의 ICS사등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부품시장에 자동차 블랙박스를 보급하기 시작했으며 벤츠 BMW등은 올해초부터 최고급차를 중심으로 블랙박스를 기본사양으로 채택하고 있다.

자동차 블랙박스는 담뱃갑만한 크기의 플라스틱제품으로 컴퓨터칩이 내장돼있으며 운전석 앞 계기판주변에 설치돼 자동차의 움직임을 감지하게 되며 속도와 가속 현황등을 자동 기록하게 된다.

사고가 났을때 운전자가 블랙박스안에 있는 「기록장치」를 떼내 해석프로그램이 깔려있는 컴퓨터에 입력하면 사고발생 전후의 기록이 나오게 된다. 컴퓨터가 해석해내는 자료는 ▲사고 발생 시각 ▲0.5초 단위의 자동차의 주행속도·가속도 변화 ▲핸들의 움직임 ▲브레이크를 밟은 시각 ▲충돌 당시의 속도등이다.

블랙박스는 업계마다 다르나 일반적으로 사고전후 10∼30분간의 자료가 누적되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된다.

교통과학연구원 교통사고연구실 박영욱박사는 『자동차 블랙박스는 이미 유럽에서 사고원인을 규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블랙박스가 나오면 교통사고 원인규명을 둘러싼 분쟁이 대폭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박정규 기자>

◎블랙박스란 무엇인가/자동차 속도·가속현황 등 자동기록… 가격은 10만∼20만원선

블랙박스는 자동차 사고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규명해내는 획기적인 장치다.

그동안 자동차사고가 발생한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가 각각 주장하는 내용이 크게 다를때 원인을 파악하느라 수개월씩 시간을 지체하고 심지어 법정소송에 이르는 사례도 많았으나 앞으로 2∼3일이면 모든 사고원인이 밝혀지게 된다.

승용차운전자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 앞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자 곧바로 급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아 옆으로 핸들을 틀어 낭떠러지에 떨어졌을 경우를 가정해 보자.

그동안에는 실제로 브레이크가 고장이 났는지 아니면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했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블랙박스를 해석하면 이같은 상황이 모두 정확하게 분석된다.

특히 브레이크 제동불량등은 자동차생산업체와 운전자간 분쟁의 소지까지 안고 있기 때문에 블랙박스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블랙박스의 가격은 10만∼20만원선이 될 전망이다.

물론 각종 비행기록은 물론 승무원들의 음성까지 녹음되는 항공기 블랙박스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자동차 블랙박스가 상용화할 경우 자동차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단 블랙박스 확산을 위해서는 보험회사들이 블랙박스를 장착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할인해주는등 혜택을 부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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