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에 안되면 연변 등 설치 검토/비정치 분야 통한 동질성 회복 추진24일 개막된 세계 한민족 과학기술자 종합학술대회에서 「남북 과학기술 공동연구단지」를 비무장지대(DMZ)에 조성하자는 안이 제기돼 남북한 과학기술의 교류와 통합을 추진하는 새로운 계기가 만들어질 움직임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대회 이틀째인 25일 공식 발표를 통해 공동연구단지를 남북한 중간지역인 비무장지대에 설치할 것을 제의, 과학기술의 「남북해빙」을 모색한다. 과총은 공동연구단지 조성지로 비무장지대를 들었으나 북한의 사정에 따라 나진 선봉이나 중국의 연변(옌볜)지역도 괜찮다는 제의를 하고 있다.
공동연구단지는 궁극적으로 남북의 특화기술을 상호결합, 기술이전을 꾀하는 장소로 사용하자는 것으로, 우선 대북경수로지원과 관련된 원자력 연구나 비무장지대의 생태계를 조사하는 생물다양성 연구가 바람직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같은 제안은 정치중립적인 과학기술자의 상호교류를 통해 남북한의 민족동질성 회복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과총은 밝히고 있다. 독일이 통일되기 직전 정부 연구조직인 막스프랑크(MPG)와 프라운호퍼(PHG) 연구소가 중심이 되어 과학기술 통합을 추진했던 상황을 다분히 고려한 것이다.
과총은 이와 함께 북한의 과학기술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각종 기술과 기자재 지원을 추진하고 이를 위한 남북과학기술 협력기금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남북과학기술 협력기금은 2000년까지 10억원을 조성, 남북공동세미나 개최비용과 학술지 발간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 참석한 재미과학자협회 소속 김계중 미펜실베이니아주립대교수는 25일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한반도의 생태계파괴를 막고 남북한의 평화적 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해 민간과학자들이 공동으로 비무장지대(DMZ)의 생태계를 조사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김교수는 「한반도 비무장지대의 생태보존과 남북교류」논문을 통해 『무분별한 개발로 한반도에 서식중인 포유류의 29%, 파충류의 48%, 양서류의 60%가 멸종됐거나 멸종위기에 처했으며 한반도의 생태계보존을 위해 자연 동식물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는 DMZ를 전초기지로 활용하자』는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교수는 이를 위해 DMZ에 남북한 공동으로 「연구마을」을 설립하고 금강산과 설악산 국립공원을 연결하는 「한국공원」을 만들어 자연보존활동과 평화적 교류를 병행하자는 「한반도평화 생물보전시스템」(KPBRS)계획을 제안할 예정이다.
평야가 많은 DMZ 서부지역에는 연구마을을 세워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연구및 교육시설로 이용하고 산이 많은 동부지역에는 체육·레저시설과 야생동물 주거지가 조화되는 공원을 조성해 다목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민족 과학기술자 종합학술대회에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캐나다 중국 독립국가연합 등 14개국 재외동포 과학기술자와 국내 과학자가 참석, 4백여편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북 과학기술 협력 외에 과학기술의 세계화 추진전략, 일본의 첨단기술을 주제로 한 특별포럼도 열린다.<선년규·홍덕기 기자>선년규·홍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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